연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에 稅혜택…소득공제·장기투자 복리효과 '두 토끼' 잡는다
연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에 稅혜택…소득공제·장기투자 복리효과 '두 토끼' 잡는다
우리에게 펀드를 통한 투자가 익숙해진 것은 꽤 오래된 일이다. 펀드 투자로 돈을 번 사람도 있지만 실패의 경험을 가진 이도 적지 않다. 펀드라면 생각하기도 싫다는 사람이 주위에 적지 않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앞으로 펀드 투자를 빼놓고 노후를 준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리가 너무 낮아져서다. 전 세계가 저성장하는데 우리만 그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인구가 급격히 고령화되고 있어 더 큰 문제다.

적정한 투자 수익을 통해 노후에 대비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절체절명의 과제다. 예금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일정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세제상 혜택이 주어지는 펀드가 있다는 점을 떠올려보자. 지난 3월 도입된 소득공제 장기펀드(이하 소장펀드)가 대표적인 예다.

연급여 5000만원 이하에 세혜택

소장펀드는 전년도 연간 총급여가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내년까지 가입할 수 있다. 연간 납입 한도는 600만원이다. 5년 이상 투자해야 한다. 이에 따른 혜택으로 연간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받을 수 있다. 이 혜택은 최장 10년까지 가능하다.

장기 적립식 투자의 장점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금융시장의 등락에도 불구,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자연스럽게 펀드의 기준가격이 낮을 때 더 많은 좌수를 투자하고 높을 때는 더 적은 좌수를 투자하게 된다. 이 같은 효과로 장기적으로 투자 성과가 좋아질 수 있다. 또 장기 투자하면 금융시장 단기 등락의 영향은 점차 희석된다. 투자의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

복리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처음에는 그 효과를 잘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투자 기간이 5년, 10년으로 길어지면 투자 수익이 다시 재투자되고 그것이 또 수익을 가져다주는 효과를 뚜렷이 느낄 수 있다. 펀드는 분명 예금보다 변동성이 높고 금융시장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장기 적립식 투자를 통해 단점을 충분히 극복하고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세제상 혜택과 장기 적립식 투자의 장점이 소장펀드의 큰 매력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좋은 펀드를 잘 골라서 꾸준히 납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랫동안 투자했는데도 막상 펀드 성과가 신통치 않다면 이런 장점들이 무색해질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복리투자 효과도 펀드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여주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 골라야

연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에 稅혜택…소득공제·장기투자 복리효과 '두 토끼' 잡는다
펀드 투자를 통해 꾸준히 자산을 불리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성공적인 펀드 투자를 위해선 반드시 지켜야 할 몇 가지 원칙이 있다. 결코 어렵거나 거창한 것들이 아니다.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이런 원칙을 잊어버리지 않고 잘 실천하는 것이다.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장기 투자를 하기 어렵고 꾸준히 수익을 쌓기는커녕 실패를 반복하기 쉽다.

투자 원칙의 첫 번째는 자신의 투자 목적과 성향에 맞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펀드라도 투자 목적과 재정 상황에 맞지 않는다면 투자를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은행의 예금 금리와 같은 안정적인 수익이 필요한 사람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종류의 펀드에 재산의 상당 부분을 투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조만간 현금화해야 할 자금을 변동성이 큰 고위험군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금물이다. 투자 상품 중에서 고수익을 보장하는 절대적으로 안전한 투자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수익에만 현혹돼 무리한 상품에 투자하면 결코 안 된다.

둘째는 어떤 자산에 어떻게 투자하는 펀드인지를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 소위 ‘묻지마 투자’가 돼서는 안 된다. 감독당국은 투자자가 펀드에 가입할 때 판매자에게 해당 펀드와 관련해 필요한 사항을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원치 않은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최종적인 투자 결정은 본인의 책임 아래 자신이 하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펀드에 대해 정보도 많고 나름대로 펀드에 대해 공부하는 투자자도 많아졌다.

그러나 상당수의 펀드 투자자들은 그냥 남들이 좋다니까, 판매자가 권유하니까, 요새 인기 있는 펀드니까 등의 이유로 자신이 가입하는 펀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물론 복잡하고 다양한 펀드를 개인이 속속들이 알기는 어렵다. 회사나 사업 때문에 신경쓸 겨를이 없는 이도 많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투자할 펀드가 어떤 자산에 어떤 방법으로 투자하는지, 앞으로 상황이 변했을 때 어떤 위험이 있을 것인지 정도는 파악해야 한다. 그런 노력을 충분히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파악하기 어려운 펀드라면 일단 피하는 것이 좋다.

셋째, 원칙이 가장 중요하다. 절대로 한두 개 투자자산이나 펀드에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분산투자는 투자할 때 기본 중의 기본 원칙이다. 투자 대상 측면에서 주식, 채권, 기타 자산들에 잘 분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고, 펀드에서도 각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 중에서 좋은 펀드를 가려내 분산해야 한다. 그래야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서 길게 투자할 수 있다. 또 그 투자를 통해 충분한 수익을 누릴 수 있다.

펀드 투자는 결코 인기투표가 아니다. 자신의 소중한 자금을 자신의 미래를 위해, 또 가족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다. 꾸준히 펀드에 대해 공부하고 자신에게 꼭 맞는 좋은 펀드를 골라 분산하고 장기 투자한다면 분명히 행복한 노후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mrfundi@syfun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