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아티스트 이동기 "이미지 홍수에 빠진 사회…무중력 상태 꼭 빼닮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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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터스텔라' 흥행 속 중력 다룬 이동기 개인전 눈길
블랙홀의 중력을 역이용한다는 내용을 다룬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은하와 은하를 연결하는 콘셉트 자체가 장쾌하고 숭엄한 공간 미학을 보여준다면, ‘그래비티’는 우주 공간의 특성을 중력의 관점에서 인간 심리를 세밀하게 반영하고 있다.
‘인터스텔라’가 누적 관객 7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미술계에도 무중력을 주제로 한 이색 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아톰의 머리와 미키마우스의 얼굴을 절묘하게 조합한 그림 ‘아토마우스’로 유명한 한국의 대표적 팝아티스트 이동기 씨(47)의 개인전 ‘무중력(Zero gravity)’이다. 오는 28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전시회를 여는 이씨는 “어떤 특정한 무엇이라 할 수 없는 부유하는 듯한 이미지 속에 사는 현대인의 시공간을 특별한 감성으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전시회의 키워드를 ‘무중력’으로 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그는 빈 캔버스를 전시장에 내걸기도 했다. 수직으로 세운 캔버스를 여백으로 남겨 새로운 조형의 가능성을 묻는다. 화면의 전후좌우 구별이 사라지면서 관람객은 화면을 무중력 상태처럼 느낀다. 시작도, 중간도, 끝도 없는 이른바 ‘전면화’를 시도한 것이다.
“무중력 상황이라면 ‘위’ ‘아래’ 라는 방향은 의미가 없습니다. 모든 방향이 대칭적으로 같거든요. 고급과 저급 사이의 구분이 모호해진 ‘이미지 아노미’ 시대를 드러낸 것이죠.”
그의 신작 ‘절충주의’는 대중 매체에서 생산돼 ‘홍수처럼 쏟아지는’ 이미지를 무작위로 조합한 작품이다. 이미지와 색채가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면서 무중력의 환상으로 이끌어 낸다. 다양한 이미지와 색깔의 조합은 생동감을 주기도 한다.
관념을 담으면서도 시각적 설득력을 가진 작품을 추구한다는 작가는 2008년부터 추상화를 내보이고 있다. 현대인의 ‘무중력 같은 상상’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현실을 만들어 낸 작업이다.
“이전 ‘아토마우스’ 시리즈가 정체성을 찾기 위해 방황하는 현대인의 고뇌를 그렸다면, 최근의 추상화는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해 현대사회의 무중력 같은 가치관을 시각 예술로 다루고 있는 셈이죠. 그린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며 숭고함을 드러내는 방편으로 무중력을 소재로 시도해 본 겁니다. 아토마우스로 상징되는 팝아티스트로만 규정되는 것이 싫고요.”
이씨가 ‘무중력’이란 주제 아래 이처럼 새로운 소재와 기발한 상상력, 극단적으로 서사가 파괴된 그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씨는 “어떤 한 가지 경향이 아니라 제가 관심을 두고 있는 다양한 방향을 전부 보여 주는 전시를 만들고 싶다”며 “제 그림은 모험의 항해를 떠났다 되돌아오는 오디세우스보다 자수를 새겼다 풀었다를 반복하는 페넬로페(오디세우스의 아내) 쪽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번 전시에 무중력을 다룬 작품 외에 ‘아토마우스’ ‘드라마’, 가수 싸이 등을 그린 ‘초상’ 등 다양한 신작 20여점을 걸었다. (02)2287-350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인터스텔라’가 누적 관객 7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미술계에도 무중력을 주제로 한 이색 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아톰의 머리와 미키마우스의 얼굴을 절묘하게 조합한 그림 ‘아토마우스’로 유명한 한국의 대표적 팝아티스트 이동기 씨(47)의 개인전 ‘무중력(Zero gravity)’이다. 오는 28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전시회를 여는 이씨는 “어떤 특정한 무엇이라 할 수 없는 부유하는 듯한 이미지 속에 사는 현대인의 시공간을 특별한 감성으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전시회의 키워드를 ‘무중력’으로 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그는 빈 캔버스를 전시장에 내걸기도 했다. 수직으로 세운 캔버스를 여백으로 남겨 새로운 조형의 가능성을 묻는다. 화면의 전후좌우 구별이 사라지면서 관람객은 화면을 무중력 상태처럼 느낀다. 시작도, 중간도, 끝도 없는 이른바 ‘전면화’를 시도한 것이다.
“무중력 상황이라면 ‘위’ ‘아래’ 라는 방향은 의미가 없습니다. 모든 방향이 대칭적으로 같거든요. 고급과 저급 사이의 구분이 모호해진 ‘이미지 아노미’ 시대를 드러낸 것이죠.”
그의 신작 ‘절충주의’는 대중 매체에서 생산돼 ‘홍수처럼 쏟아지는’ 이미지를 무작위로 조합한 작품이다. 이미지와 색채가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면서 무중력의 환상으로 이끌어 낸다. 다양한 이미지와 색깔의 조합은 생동감을 주기도 한다.
관념을 담으면서도 시각적 설득력을 가진 작품을 추구한다는 작가는 2008년부터 추상화를 내보이고 있다. 현대인의 ‘무중력 같은 상상’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현실을 만들어 낸 작업이다.
“이전 ‘아토마우스’ 시리즈가 정체성을 찾기 위해 방황하는 현대인의 고뇌를 그렸다면, 최근의 추상화는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해 현대사회의 무중력 같은 가치관을 시각 예술로 다루고 있는 셈이죠. 그린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며 숭고함을 드러내는 방편으로 무중력을 소재로 시도해 본 겁니다. 아토마우스로 상징되는 팝아티스트로만 규정되는 것이 싫고요.”
이씨가 ‘무중력’이란 주제 아래 이처럼 새로운 소재와 기발한 상상력, 극단적으로 서사가 파괴된 그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씨는 “어떤 한 가지 경향이 아니라 제가 관심을 두고 있는 다양한 방향을 전부 보여 주는 전시를 만들고 싶다”며 “제 그림은 모험의 항해를 떠났다 되돌아오는 오디세우스보다 자수를 새겼다 풀었다를 반복하는 페넬로페(오디세우스의 아내) 쪽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번 전시에 무중력을 다룬 작품 외에 ‘아토마우스’ ‘드라마’, 가수 싸이 등을 그린 ‘초상’ 등 다양한 신작 20여점을 걸었다. (02)2287-350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