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찰떡궁합'이었던 애플과 구글의 관계가 갈수록 멀어지면서 맥·아이패드·아이폰의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의 초기 설정을 놓고 치열한 경쟁전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애플 사파리의 기본 검색 엔진은 구글, 야후, MS 빙, 덕덕고 등 4개 중 하나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으며, 초기 설정은 구글로 돼 있다.

이는 애플과 구글 사이의 제휴 협약이 내년 상반기에 만료함에 따라 애플이 사파리의 기본 검색 엔진 초기 설정을 바꾸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29일(미국 태평양 시간)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 등 미국 정보기술(IT) 매체들에 따르면 애플의 인터넷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부문장인 에디 큐 선임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 빙과 야후 관계자들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애플은 어떤 검색엔진을 택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나, 서비스의 품질과 검색광고에서 나오는 잠재적 수익이 주요 고려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애플이 올해 9월부터 사파리에 기본 검색 선택으로 탑재된 덕덕고와 대화중이라는 미확인 보도도 나오고 있다.

애플이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검색 서비스를 기본으로 설정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애플이 음성비서 '시리'의 초기 설정으로 빙 검색엔진을 이미 쓰고 있다는 점에서 MS가 야후보다 다소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애플이 구글 서비스를 기본 설정에서 제외키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애플은 2012년 iOS 6 부터 구글 맵과 유튜브를 기본 탑재 앱에서 제외했으며, 이에 따라 구글은 별도 앱을 만들어 iOS용으로 내놓았다.

이는 구글이 2008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2009년 크롬 OS 등을 내놓으면서 애플과 구글의 사업 영역이 겹치게 돼 양사의 사이가 벌어진 데 따른 것이다.

에릭 슈미트 현 구글 회장은 구글 최고경영자(CEO)이던 2006년 8월 애플 등기이사에 취임했으나, 2009년 8월 사직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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