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오후 시작된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에서 특별 세일 제품으로 판매된 대형 TV를 구매한 소비자가 밝은 표정으로 매장을 나오고 있다. 페어팩스AF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오후 시작된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에서 특별 세일 제품으로 판매된 대형 TV를 구매한 소비자가 밝은 표정으로 매장을 나오고 있다. 페어팩스AFP연합뉴스
[블랙 프라이데이 열풍] "1년중 가장 싼 날" 오전 7시부터 '광클'…일부 온라인몰 접속 중단
“오래 기다렸는데 벌써 실탄(돈)이 떨어졌어요.”

“할인쿠폰 받으신 분 가방 하나만 사 주세요.”

미국 유통업계 최대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이 시작됐다. 국내 소비자는 미국 주요 유통업체가 할인에 들어간 28일 오전 7~8시(한국시간)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해 상품을 구매했다. 이날 오후가 되자 이미 예산을 초과했다는 글이 직구 관련 인터넷 카페에 올라올 정도로 직구 열기는 뜨거웠다.

◆‘파격 할인’ 정보 실시간 공유

[블랙 프라이데이 열풍] "1년중 가장 싼 날" 오전 7시부터 '광클'…일부 온라인몰 접속 중단
블랙 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11월 마지막 목요일) 다음날인 금요일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미국 유통업계 대목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다. 유통업체 매출이 이날부터 급증해 업체들의 장부가 흑자로 돌아선다는 의미에서 ‘블랙’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미국 내 행사에 그쳤던 블랙 프라이데이는 온라인 쇼핑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쇼핑 행사’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28일 새벽부터 아마존 등 미국 주요 온라인 쇼핑몰 이름과 갭, 랄프로렌 등 인기 수입 브랜드, 위메프박스 등 해외 배송대행 업체의 이름이 주요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 상위권을 점령했다. 직구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는 오전부터 접속자가 폭주했다. 휴대폰 케이스 등 전자제품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인케이스와 직구 금액에 대해 캐시백을 제공하는 이베이츠 등은 한때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됐다.

직구 관련 카페에는 미국 유통업체들이 시간대별로 파격적인 가격을 내걸고 진행하는 ‘핫딜’ 정보가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선글라스 전문 판매업체 선글라스헛이 ‘버버리 선글라스’를 60.2% 할인한 81.61달러에 팔고, 정상가격 54.99달러인 ‘찰스 알버트 여성 구두’가 반값도 안 되는 24달러에 나왔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배송 주문 작년의 3배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직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소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셜커머스 위메프의 배송대행 서비스인 위메프 박스는 이날 신규 회원 가입자가 지난해 블랙 프라이데이의 20배에 이르렀다. 위메프는 배송대행 신청 건수도 6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배송대행 업체 지니집도 이날 회원 가입자가 평소의 5배나 됐다. 배송 주문 건수도 평소의 3배를 넘었다.

오픈마켓 11번가의 해외 구매대행 서비스인 해외쇼핑 매출은 1주일 전보다 40% 증가했다. 지난 24~27일 11번가 해외쇼핑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0% 늘었다. 품목별로는 유아용품 매출이 200% 급증했고, 패션의류 매출이 130%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노비스와 캐나다구스 등 고가 패딩 구매가 늘었고 젊은 소비자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의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인 이베이쇼핑의 24~27일 매출은 지난주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매출이 주춤하는 경향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 폭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도 특수를 누렸다. KB국민카드는 이달 들어 해외 직구 시 할인 또는 캐시백 혜택을 주는 ‘누리카드’와 ‘정 체크카드’ 발급이 지난달보다 83% 증가했다고 밝혔다. KB국민카드 홈페이지 안에 개설한 ‘해외 직구 쇼핑몰’ 방문자는 이번주 들어 전주 대비 89% 증가했다.

유승호/이현동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