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송년회' 붐] 봉사활동…독서 모임…'착한 송년회'도
대기업 임직원들의 송년회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먹고 마시는 과거의 송년회는 거의 자취를 감춘 대신 ‘착한 송년회’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의미있고 조용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나누면서 즐기는 모임이 부쩍 많아졌다.

아트 서커스 ‘카발리아’
아트 서커스 ‘카발리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마케팅그룹 직원 30여명은 지난 20일 봉사활동으로 송년회를 대신했다. 일과 후 짬을 내 국내외 소외계층에 전달할 물건을 직접 만드는 ‘핸즈온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이들은 1시간여 동안 여러 모형의 비누와 장난감, 감기예방 천연 스프레이를 만들어 아동복지 시설에 기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사회봉사활동에 적극적인 연예인을 초청해 봉사 경험을 듣고 문화 공연을 보는 ‘나눔 문화 토크콘서트’를 열고 있다. 올해엔 방송인 전제향 씨를 초청해 2년간의 해외 봉사활동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인디밴드 옥상달빛은 해외 봉사활동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음악을 연주하고 이 음원을 기부했다. LG디스플레이는 12월 한 달간 의미있는 송년회를 하는 팀에 간식을 지원하는 이벤트도 이어간다.

독서 모임도 송년회의 대표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안테나개발그룹 직원들은 연말이 되면 1년간 읽은 책 목록을 정리한 후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한 권씩을 동료들에게 소개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문화 송년회는 거의 모든 기업에서 보편화된 모습이다. 두산그룹은 12월 초가 되면 전체 계열사를 대상으로 ‘두산인 깜짝 노래대회’를 연다. 계열사별로 대표 가수를 선정해 뮤지컬 전용극장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경연을 벌인다.

올해엔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 8개 계열사에서 50여명의 직원이 가수왕에 도전한다. 이 행사에는 박용만 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300여명의 임직원들이 참석한다. 사내 포털과 모바일을 통해 전 직원이 볼 수 있도록 생중계한다.

포스코는 12월 말까지 서울 광양 포항 등에서 그룹 임직원과 가족이 함께하는 2014 컬처데이 행사를 연다. 지난 6일엔 권오준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예술의전당에서 베르디의 명작 오페라 오텔로를 관람했다.

정인설/최진석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