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26일 오후 2시21분

다음달 기업공개(IPO)시장에는 33개의 기업이 나서 공모주 청약 전쟁을 펼칠 전망이다. 12월이 IPO 비수기로 꼽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현상이다. 특히 제일모직 청약이 마무리된 후인 16일에는 13개 기업의 청약이 몰리게 됐다.

26일까지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다음달에는 제일모직을 비롯 총 33개 기업이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을 한다.

제일모직과 타이어금형업체인 세화아이엠씨 등 2개 기업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고, 나머지 31개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 중 13개는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다.

둘째주가 시작되는 8~9일에 디티앤씨, 녹십자엠에스, 하이로닉 등 6개 기업이 청약에 나서고 제일모직의 청약(10~11일)을 거쳐 셋째주에는 청약 경쟁이 절정에 달하게 된다. 15~17일의 3일 동안 서전기전, 하이셈, 휴메딕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오킨스전자, 아스트, 아이티센, 이츠웰 등 8개 기업과 5개 스팩을 포함해 총 13개 업체의 청약이 집중됐다. 제일모직의 공모 규모가 1조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다 보니, 공모 자금 쏠림 현상을 우려한 다른 기업들이 이를 피해 공모 일정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12월에 30곳이 넘는 기업이 몰린 것은 “지극히 예외적인 상황”이라는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미뤘던 기업들이 개선된 상반기 실적을 반영해 9월 이후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하다 보니 연말에 집중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IB업계에서는 연말까지 상장을 마무리하려는 기업들의 청약이 몰리면서 투자자에겐 ‘뷔페 식단’이 차려졌지만 발행사 입장에선 흥행 양극화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