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라는 공간에 수용된 10대 청춘
“성인들은 억울한 일을 당하면 어떤 식으로든 저항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청소년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오로지 10대의 이야기만 말하고 싶었습니다.”

제8회 비룡소 블루픽션상 수상작인《밀레니얼 칠드런》은 정당한 권리를 갖지 못한 채 ‘학교’라는 기관에 수용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청소년 소설이다. 책을 쓴 장은선 씨(사진)는 25일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차별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소설 속 주인공처럼 그걸 바꾸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작품 속 배경은 사망률이 낮아져 인구가 급증한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정부는 산아제한 정책으로 아이를 낳아 키우는 부모들에게 ‘자식세’를 걷는다. 자식세를 낼 능력이 없는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은 학교로 보내 길러진다.

졸업 전 치르는 ‘성인능력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비(非)성년자가 돼 선거, 결혼 등 보통의 권리를 누릴 수 없다. 주인공 새벽은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다 부모의 사망으로 졸지에 학교로 보내진다. 이 현실이 잘못됐다고 생각한 새벽은 학교 속 친구들과 힘을 합쳐 탈출을 꿈꾼다.

제목의 밀레니얼이란 단어는 기독교의 마지막 심판 이후 벌어지는 지복천년(the millenium)의 유토피아와 새 천년 시기의 아이들이란 두 가지 뜻을 담고 있다. 장씨는 “소설의 세계는 누구나 약속된 수명을 누릴 수 있는 유토피아지만 학교 속 아이들은 비참한 디스토피아 속에 살고 있다”며 “현실 속 학생들 또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자신만의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작품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