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발표된 금융감독당국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방침을 KB국민은행이 앞장서서 실행해야 한다는 데 신임 은행장과 뜻을 같이 했다"며 박재환 사외이사가 25일 임기 만료일에 퇴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김중웅 의장이 의장직을 사퇴하고 새로운 지배구조가 자리잡는 대로 내년 4월 임기 만료 전에 사외이사직까지 사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오갑수 사외이사도 9월 말 임기 만료를 맞아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혀 내년 초에는 총 6명의 사외이사 중 3명만 남게 될 전망이다.
윤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하는 만큼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고 최소한의 인원으로 국민은행 이사회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KB금융지주 이경재 이사회 의장도 사임함에 따라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의 연이은 사퇴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윤 신임 회장이 LIG손해보험 인수를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조치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KB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극심한 내분을 일으킨 과정에서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동안 사외이사들은 금융당국의 사퇴 요구를 '관치금융'으로 받아들이면서 사퇴를 거부해 당국과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 LIG손해보험 인수 안건 자체를 올리지 않아 일부에서는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인수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의 잇따른 사임으로 금융당국과의 갈등이 점차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만약 금융당국이 이 의장의 사임 등을 KB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으로 받아들이고 마음을 돌린다면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이 앞당겨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윤 회장은 조만간 신제윤 금융위원장을 만나 LIG손해보험 인수합병 승인 등에 대한 당국의 협조를 부탁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애초 21일 오전 회동 예정이었으나 윤 회장의 취임 일정 등으로 시간을 늦췄다.
KB금융지주 회장과 금융당국 수장이 직접 만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보이는 만큼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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