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주요 지역 중 내년 최고의 투자 수익률을 안겨줄 곳으로 아시아 주식시장을 꼽았다. 엔화 약세에 힘입어 기업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일본 증시가 특히 유망한 곳으로 지목됐다. 미국 증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하반기엔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골드만삭스는 21일 ‘2015년 글로벌 증시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주요국 증시가 모두 상승세를 띨 것으로 예상되지만 특히 아시아 증시의 상승세가 거셀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증시(달러 기준)는 11%의 수익률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8%, 유럽 스톡스600지수는 5%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게 골드만삭스의 전망이다. 미국 S&P500지수도 같은 기간 5%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기준금리 인상이 하반기 미 증시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는 설명도 내놨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이날 펀드매니저 등 214명의 시장 전문가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일본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두드러졌다. 전체 응답자의 33%가 앞으로 12개월간 투자 비중을 가장 크게 확대할 지역으로 일본 증시를 뽑았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투자전략가는 “일본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2005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정책 변동성 때문에 불안해 보이지만 일본 실물경제는 여전히 나쁘지 않은 데다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해석했다.

바클레이즈는 “내년 글로벌 증시 추세가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면서도 “높은 변동성이 동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일본 증시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행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기업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 전망이 밝지만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조너선 글리오나 바클레이즈 투자전략가는 “일본 상장사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확대할 여지도 크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글로벌 경제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 질서 재편을 들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