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 나온 수험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20일 부산해경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8시 35분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한화리조트 앞 300m 해상에 다른 지역에서 온 모 고교 3학년 A양(18) 이 숨져 있는 것을 부근을 지나던 어선의 선원이 발견해 신고했다. 해경은 당초 A양을 20대 초반으로 추정했으나 지문감식을 거쳐 최근 정확한 신원을 확인했다. 해경 조사 결과 A양은 서울의 명문대학교 수시전형에 응시했고, 시신이 발견된 당일인 지난 15일 1차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A양이 수능 다음 날인 14일 오전 학교에 간다며 집에서 나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양의 부모는 이후 딸이 등교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은 A양의 휴대전화 발신지 추적을 통해 15일 오전 3시께 A양이 해운대구에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A양은 5시간 30여 분 뒤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 측은 수험표 등 A양의 유류품 등이 발견된 장소를 미뤄 볼 때 해운대구 수영교 인근에서 투신한 뒤 바다로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해경 관계자는 “A양이 수시전형 합격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가채점 이후 기대보다 낮은 수능 성적을 비관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울산에서도 지난 17일 오후 8시 18분 역시 이번에 수능을 치른 여고생 B양(18)이 북구 신천동 한 아파트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가족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체육대학을 희망했던 B양은 이번 수능 가채점 결과 성적이 낮게 나와 걱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서가 없고 휴대전화에도 특별히 자살을 암시할 만한 내용이 없어 친구와 가족을 상대로 정확한 자살 동기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