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생산자물가지수가 3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한국은행은 10월 생산자물가지수(2010년 100 기준)가 104.56으로 작년 같은 시점보다 0.6% 하락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 지수는 2011년 1월(104.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생산자물가가 3개월 연속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부터 이어진 국제유가 하락 때문이다. 두바이유는 전월대비 기준으로 9월에 5.2%, 10월에 10.2% 떨어진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9% 가까이 하락했다.

세계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미국이 원유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는 소식이 연일 국제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75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임수영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지난달에는 석탄·석유제품과 화학제품 생산자 물가가 전월보다 각각 5.7%, 1.6% 떨어져 전체 생산자물가지수를 0.4∼0.5% 포인트 가량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이 내리자 국내 석탄·석유제품의 생산자물가는 지난 4월부터 7개월 연속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지난달 국내 휘발유가 5.1%, 경유는 5.7% 각각 내렸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13.1%, 16.9%씩 떨어졌다. 농림수산품은 채소·과실(-16.7%), 축산물(-0.1%)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3.8% 내렸다. 피망(-59.8%), 상추(-37.9%), 배추(-35.4%) 등의 하락폭이 컸다. 작황이 좋아 공급량이 증가했기 때문. 서비스 물가에서는 항공 유류할증료가 하락한 영향을 일부 받아 국내항공여객(-2.7%)과 국제항공여객(-1.2%) 생산자물가가 떨어졌다.

국내 출하 및 수입품의 가공단계별 물가를 보여주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3% 하락했다.

원유·유연탄 등 수입원재료를 중심으로 원재료 가격이 전월보다 0.8% 내렸다. 중간재와 최종재도 각각 0.4%, 0.1% 하락했다.

수출품까지 포함해 국내 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 추세를 보여주는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3% 내려 2개월째 내렸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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