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메디컬 탐방 - 제일정형외과병원
최적 치료법 적용 필요
척추관협착증과 척추 디스크는 대표적인 척추 질환이다. 두 질환 모두 허리 통증으로 시작해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까지 저리고 당기는 등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발병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으로 최적의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은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추간판 탈출증은 척추뼈와 뼈 사이의 연골이 터지면서 튀어나온 조각이 신경을 눌러 발생하는 질환”이라며 “척추관협착증은 신경 통로가 좁아져 신경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퇴행성 질환”이라고 말했다.
질환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를 6주 이상 지속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비수술적 치료법을 고려해봐야 한다.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법은 아주 가느다란 특수관을 사용한다. 이 관을 ‘카테터’라고 부른다. 지름이 1~3㎜ 정도고 유연성이 좋은 게 특징이다. 꼬리뼈 쪽으로 삽입한 뒤 신경 통로를 통해 카테터를 통증 부위까지 밀어올려준다. 카테터는 붙어 있거나 좁아진 신경 부분을 넓혀주고 내시경이나 약물을 투입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한다. 칼로 째고 치료해야 할 것들을 카테터를 통해 절개 없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증상마다 시술법 달라
‘척추 신경성형술’은 척추관협착증, 퇴행성 디스크 등 척추 질환 치료에 보편적으로 적용하는 시술법이다. 약 1㎜ 굵기의 카테터를 꼬리뼈 쪽 신경 통로를 통해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이 있는 부위에 삽입한다. 염증으로 유착된 부위까지 카테터를 밀어올려 유착과 염증을 제거한다. 카테터를 이용해 신경 치료제와 유착 방지제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시술은 10~15분 정도 걸린다. 시술 후 한두 시간 정도 안정을 취하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중증의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척추 풍선 확장술’로 치료한다. 풍선이 내장된 지름 1㎜ 정도 굵기 카테터를 꼬리뼈 쪽으로 삽입한다. 신경 통로를 따라 협착이 심한 부위까지 카테터를 삽입해 풍선을 부풀려 막힌 곳을 넓혀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이다. 시술은 20분 정도 걸린다. 하루 정도 입원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김재훈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은 “‘꼬리뼈 내시경 신경성형술’은 꼬리뼈를 통해 지름 3㎜ 굵기의 카테터를 삽입해 그 관에 내시경을 넣어 치료 부위까지 보내 치료하는 시술”이라며 “과거에는 내시경의 해상도가 낮아 활용이 많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내시경 성능이 크게 좋아지면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확인되지 않았던 부분까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해졌다”고 설명했다.
‘고주파 수핵성형술’은 디스크 내장증의 치료를 위해 개발된 치료법이다. 디스크 내장증은 허리 디스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륜이라는 막이 찢어지고 염증이 생기면서 신경이 손상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런 경우에는 디스크의 염증뿐 아니라 찢어진 막까지 아물어야 재발 없는 치료가 가능하다. 고주파 수핵성형술은 찢어진 막을 고주파 주사를 이용해 아물게 하는 시술이다. 80도 정도의 고주파 열을 가해 찢어진 막을 굳히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고주파 열을 가하면 튀어나온 디스크의 부피도 줄어들기 때문에 디스크가 크게 튀어나온 디스크 탈출증 치료에도 쓰인다. 시술은 국소마취 후 15분 정도 걸리고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비수술적 치료법은 대부분 시술 시간이 30분 이내로 짧다. 국소 또는 부분 마취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고령 환자나 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에게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도움말=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