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BS 금융지주
BIFC와 '문현동 시대' 열어
예탁결제원의 부산 안착화를 위해 지역 인재채용과 지역 기업물품 구매를 확대하고 부산 지역 사회공헌 사업 비중도 30% 이상 늘릴 방침이다.
부산 문현금융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이달 말까지 본사 이전 작업을 마무리하고 다음달 1일부터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대한주택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도 12월 말까지 이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공공기관과 함께 입주하는 한국거래소도 13개층을 사용하면서 12월 중순 국제금융센터에 입주하기로 하고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해양금융종합센터가 부산 개소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3본부 5부 13팀의 조직으로 77명이 일하고 있다. 직원들은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의 해양금융 전문 인력으로 한국 해양금융 허브의 입지 강화업무를 맡고 있다.
현대중공업에 컨테이너 8척을 발주한 외국계 컨테이너 전문선사에 선박금융을 제공하는 등의 성과도 내고 있다. 내년 초 인력을 1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양 산업에 활력소가 되고 해양 산업 기반이 집적돼 있는 부산 경남권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관련 업체는 보고 있다. 부산시도 해양 파생 특화 금융 중심지 육성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 문현혁신도시로 옮겨오는 공공기관 가운데 한국남부발전은 처음으로 임직원 280여명이 함께 부산국제금융센터 4층과 30~35층에 지난달 22일 입주를 마치고 부산 시대를 열었다.
부산 이전을 기념해 지난 11일 전체 임직원과 협력업체 등이 부산시 남구 문현동 소재 아동센터를 찾아 낡은 전기설비를 교체하고 고효율 LED(발광다이오드)등을 설치해주는 등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상호 남부발전 사장은 “본사 이전을 계기로 동북아 경제권의 중심축으로 도약하고 있는 부산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국제금융센터 입주 기업 외에 금융회사들도 문현금융단지에 자리를 잡았다. 기술보증기금과 한국은행 부산본부도 독자 건물을 마련해 이전했다.
부산은행도 지난 4일 23층짜리 건물(연면적 5만9826㎡)의 준공식을 열고 8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문현동 새시대’를 열었다. 성세환 BS금융지주 회장(부산은행장)은 “준공식을 시작으로 부산은행이 글로벌 지역은행과 아시아 톱 뱅크로 나아가기 위해 전 임직원이 함께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금융회사들이 집결하면서 연말이면 근무 인력만 5000명을 넘어선다. 유동인구까지 합치면 금융 인력이 2만~3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회사의 입주는 주위 상권과 부동산 활기로 이어지고 있다. 공공기관 주거지로 이사오는 사람들을 겨냥해 금융회사 일대에는 곳곳에 원룸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올 들어 오피스텔과 원룸 등 15여곳이 완공됐다. 연면적 11만㎡, 30층짜리 복합건물인 부산 동구 ‘장영자빌딩’도 분양에 들어갔다. 금융과 보험 관련 업체들의 입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동천을 따라 금융단지 일대의 주택들은 3.3㎡당 11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00만원 뛰었다.
이재언 현대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금융회사들이 입주를 시작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하반기부터 내놓았던 매물이 사라졌다”며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평범한 곳이던 문현동이 부자 금융샐러리맨들이 무더기로 입주하면서 동네 분위기가 부산 최고의 비즈니스 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