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원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교수(오른쪽)를 비롯한 자연출산센터 의료진이 자연출산에 성공한 산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제공
이교원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교수(오른쪽)를 비롯한 자연출산센터 의료진이 자연출산에 성공한 산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제공
지난 5월 문을 연 강북삼성병원의 자연출산센터(EASY BIRTH)가 화제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자연주의 출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산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는 것.

강북삼성병원의 자연출산센터는 태아가 온몸으로 ‘오감(五感)’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준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엄마·아빠와의 눈맞춤을 통한 시각과 탯줄을 자르지 않고 엄마·아빠의 가슴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캥거루케어’를 통해 촉각을 경험하게 된다. 또 응원목소리를 통한 청각과 모유 수유를 통한 미각·후각도 경험하게 한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 아기는 태반을 벗어난 낯선 환경에서의 공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출산 중에 일어나는 모든 진통을 태아와 산모, 남편이 온전히 느끼도록 한다. 의료진은 단지 산모와 태아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출생의 순간을 준비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주기만 할 뿐이다.

고통을 함께 공유한 아이와 산모, 남편은 더욱 끈끈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 출산공간은 친환경 소재로 마감한 1인실로 조성했고, 민감한 산모를 위해 온도 조절이 가능한 온돌방에 침실·고급욕조를 갖췄다.

이교원 자연출산센터장(산부인과 교수)은 “촉진제 등 약품을 쓰거나 간호사와 조산사가 출산을 강요하고 유도하는 행위 등 의료 개입을 일절 하지 않는다”며 “산모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무통주사는 물론 회음부 절개, 관장, 제모를 하지 않고 내진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국내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자연출산센터를 운영하고, 산모·영아의 건강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열린 ‘제9회 임산부의 날’ 포상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