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지난 9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계획을 발표하면서 합병회사(통합 삼성중공업)를 프랑스 테크닙 같은 세계적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상선과 해양플랜트에 강점을 지닌 삼성중공업과 육상 플랜트 및 설계부문에 특화된 삼성엔지니어링을 합쳐 경쟁력을 높이고 현재 25조원 수준인 통합 삼성중공업의 매출을 2020년까지 40조원으로 늘리겠다고도 했다. 테크닙은 육상·해상 플랜트와 설계·시공 능력을 아우르는 플랜트 업계 최강자다. 통합 삼성중공업 출범이 무산되면서 삼성의 이런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후계 구도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사업·지배구조 재편도 처음으로 제동이 걸렸다.
○1조6000억원 합병 비용에 발목
이번 합병 무산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를 비롯해 상당수 개인주주들이 합병에 반대한 게 직접적 원인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합병 발표 당시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각각 9500억원과 4100억원, 총 1조3600억원을 넘으면 합병을 취소할 수 있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지난 17일 마감된 주식매수청구는 삼성중공업 9236억원, 삼성엔지니어링 7063억원에 달했다. 계획대로 합병을 진행하려면 주주들에게 총 1조6299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합병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기는커녕 더 악화될 판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조원 넘는 영업적자를 냈고 삼성중공업도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800억원대에 그쳐 막대한 주식매수청구대금을 지급할 만큼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았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19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합병 무효를 선언한 이유다. ‘한국판 테크닙’의 꿈도 당분간 접을 수밖에 없게 됐다.
○사업구조 재편 첫 차질
합병이 무산되면서 ‘이재용 체제’ 강화를 위한 삼성의 사업·지배구조 개편에도 처음으로 제동이 걸렸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계열사 간 인수합병(M&A)과 삼성SDS 상장 등을 통해 후계구도를 강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도 사업구조가 비슷한 회사 간 시너지 효과 창출이란 측면 외에 이 부회장의 후계구도 짜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통합 삼성중공업은 이 부회장이 직할하는 삼성전자가 최대주주(지분 12.5%),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SDI가 2대주주(지분 4.2%)가 된다는 점에서다. ‘이재용 부회장→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의 기본적인 지배구조 속에서 삼성전자가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등 전자 계열사 외에 통합 삼성중공업까지 거느리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불발은 후속 사업구조 재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증권가에선 이번 합병이 성공했다면 다음 사업구조 재편 차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건설부문 등 그룹 내 건설사업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이번 합병이 성사됐다면 합병 회사가 장기적으로 삼성물산 및 제일모직 건설부문을 흡수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합병 재추진 가능성
재계의 관심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재추진될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두 회사는 일단 “협업을 지속하면서 시장 상황과 주주 의견 등을 신중히 고려해 합병을 재추진할지 검토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삼성 관계자는 “합병을 추진하다 불발될 경우 일정 기간 다시 합병을 못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린다. 박중선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합병은 계열사를 단순화하고 유사한 기업을 묶으려는 일환으로 추진됐다”며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선업·플랜트업 불황으로 합병에 대해 예상보다 시장 반응이 싸늘했다”며 당분간 합병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이날 삼성중공업 주가는 전날보다 6.39%,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9.31% 떨어졌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모든 회원을 대상으로 5만원 상당의 쿠폰팩을 지급에 나섰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이 보상안으로 같은 금액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하겠다고 했다가 빈축을 산 것과 대비된다.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홈페이지에 ‘새해맞이 그냥 드리는 5만원+5000원 혜택’이라는 제목의 공지를 올렸다. 오는 14일까지 기존 회원과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즉시 할인 가능한 쿠폰팩과 5000원 상당의 무산사머니 페이백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무신사 쿠폰팩에 포함된 5만원의 사용처는 △무신사 스토어 2만 원 △무신사 슈즈&플레이어 2만 원 △무신사 뷰티 5000원 △무신사 유즈드(중고) 5000원 등으로 구성됐다. 신규 회원에게는 회원 가입 축하 20% 할인 쿠폰을 추가로 지급한다.특히 최근 쿠팡이 발표한 ‘쪼개기’ 구매이용권 보상안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많다. 무신사가 공지에 사용한 쿠폰팩 이미지 색상은 쿠팡 로고와 유사해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그냥 드린다'는 문구 또한 쿠팡을 의식한 표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앞서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3370만 명을 대상으로 1인당 △쿠팡 전 상품(5000원) △쿠팡이츠(5000원) △쿠팡트래블 상품(2만 원) △알럭스 상품(2만 원) 등 총 5만 원 상당 4가지 구매이용권으로 보상하겠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었다. 이와 관련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에 대한 판촉 마케팅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는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연석 청문회에서 보상안에 대해 "약 1조7000억 원에 달하는 전례 없는 보상안"이라고 강조했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이 안다르의 모회사인 코스닥시장 상장사 에코마케팅을 인수한다. 인수 예정 지분(43.6%)을 제외한 잔여 주식도 공개매수해 자진 상장폐지에 나선다.베인캐피탈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비씨피이이에이비드코원은 에코마케팅 보통주 1749만7530주(56.4%)를 주당 1만6000원에 공개매수한다고 1일 공고했다. 공개매수가는 전거래일 종가(1만700원)보다 49.53% 높다. 매수 규모는 총 2800억원이다. 응모율에 관계없이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전부를 매수할 예정이다. 공개매수는 2일부터 21일까지 20일간 이뤄지며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비씨피이이에이비드코원은 지난달 31일 최대주주인 김철웅 에코마케팅 대표 및 에이아이마케팅그룹이 보유한 에코마케팅 지분 43.6%(1353만4558주)를 주당 1만6000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김 대표로부터 1148만1008주를 1836억9612만8000원에, 에이아이마케팅그룹에는 205만3550주를 328억5680만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에이아이마케팅그룹은 김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베인캐피탈의 요청에 따라 김 대표는 거래 종결 후 1년간 에코마케팅의 대표 또는 고문직을 유지하기로 했다.에코마케팅은 온라인 광고대행사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경쟁력 있는 기업을 발굴해 투자, 육성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2017년 데일리앤코를 인수해 마사지기 ‘클럭’과 프리미엄 매트리스 ‘몽제’를 흥행시켰다. 에코마케팅은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210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을 거뒀다.2021년 6월에는 스포츠 의류 브랜드 안다르도 인수해 지분 56.93%를 보유하고 있다. 안다르는 작년 3분기 누적 매출 2132억원, 영업
최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은 김병기 의원 가족들이 항공사에서 누린 특혜들이 회자되고 있다. 일반 탑승객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는 프리미엄 혜택들이 국회의원 가족들에게는 제공됐다는 이유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30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사과하면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 그 중심에 대한항공 특혜 논란이 있었다. 과거 김 의원 부인이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할 때 김 의원 보좌진과 대한항공 관계자가 공항 편의 제공 등을 논의한 대화 내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출국 하루 전 대한항공 관계자는 인천공항 ‘A 수속 카운터’와 ‘프레스티지 클래스 라운지’ 위치 사진과 이용 방법을 전했다. 당시 대한항공 관계자는 “A 카운터 입장 전에 안내 직원이 제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면 ○○○ 그룹장이 입장 조치해뒀다고 직원에게 말씀하시면 된다”고 안내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측은 “개인의 서비스 이용 내역 등은 개인정보이므로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대형 항공사들의 ‘프리미엄 카운터’는 일반석 승객들과 섞이지 않고 우수 고객 및 상위 클래스 승객들만 별도로 더 빠르게 체크인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전용 공간이다. 빠른 수하물 처리와 수속,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이들 서비스는 대한항공 일등석이나 프레스티지(비즈니스석) 이용 고객에게 제공된다. 당시 김 원내대표 부인의 항공권은 일반석이었고, 우수 고객이나 상위 클래스 승객도 아니었지만 해당 카운터를 이용한 것이다. 김 의원은 아내의 출국 편의 제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