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배당시즌이 다가오면서 배당주펀드로 투자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스타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은 이들 자금의 절반 이상을 흡수하며 설정액 3조원대를 돌파했다. 수익률 측면에선 설정액 1000억원 미만의 중소형펀드가 스타펀드에 비해 견조한 수익을 내고 있어 주목된다.

○3조원대 초대형 배당주펀드

돈은 '신영밸류'로…수익은 '스몰펀드'가 낫네
19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70개 배당주펀드로 모두 3430억원이 유입됐다. 국내 주식형펀드로 한 달 새 1조4451억원이 순유입된 가운데 인덱스펀드(6033억원) 다음으로 배당주펀드에 돈이 많이 몰렸다. 이 중 절반 이상의 자금(1818억원)을 ‘신영밸류고배당’이 끌어모으면서 전체 설정액이 3조원대를 돌파했다. 2003년 설정된 이 펀드는 올 한 해만 설정액의 절반(1조5192억원) 이상을 모아 국내 최대 공모형펀드로 부상했다.

최근 한 달간 ‘신영프라임배당’(320억원) ‘베어링고배당’(312억원) 등 기존 스타펀드들이 자금몰이를 주도하고 있지만 설정된 지 1년도 안된 새내기 펀드로도 자금 유입세가 두드러진다. ‘KTB배당플러스찬스(채권혼합)’(161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106억원) 등도 한 달 새 100억원 안팎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수익률에선 작은 고추가 매워

성과 측면에서는 대형 스타펀드보다 중소형펀드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설정액 1000억원 미만인 펀드들이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올해 수익률은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A’가 22.34%를 기록, 1위를 달리고 있다.

장동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선임 매니저는 “전통적인 고배당주나 우선주보다 이익 변동성이 작고 현금흐름이 좋아 배당확대 기대감이 높은 중소형주들이 시장에서 주목받으면서 펀드 수익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포트폴리오의 78% 이상을 중소형주로 담고 있다.
돈은 '신영밸류'로…수익은 '스몰펀드'가 낫네
뒤를 이어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C5’(17.13%) ‘동양중소형고배당1A’(14.67%) ‘한국투자셀렉트배당1A’(12.21%) 등도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현진 미래에셋자산운용 스타일리서치 본부장은 “핵심배당주 대형고배당주 전통고배당주 우선주 등으로 나눠 투자하고 있다”며 “배당 성향이 높은 종목보다 비즈니스 모델이 변하지 않고 꾸준히 이익을 지속할 수 있는 기업 위주로 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지난해 20% 넘는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던 스타펀드 ‘신영밸류고배당A’는 7.36%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가 3% 넘게 하락한 것과 비교해서는 돋보이는 성과지만, 일각에서는 펀드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서면 중소형주를 편입하기 쉽지 않아 다른 중소형펀드 대비 수익률이 낮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에 이어 상반기까지만 해도 상승행진을 지속했지만 대형주 비중이 높아지면서 최근 석 달간 조정장에서는 6% 넘는 손실을 냈다.

박인희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2팀장은 “펀드 매매 회전율이 30~50%로 시장 상황에 단기 대응하기보다 우량 배당주를 장기 투자하는 방식”이라며 “펀드 크기의 문제보다는 최근 시장 자체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취약해지면서 우량 배당주의 변동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