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샤오미 모두 찜했다"…PI 필름 선두社 코스닥 입성
세계 1위 삼성전자가 만드는 '갤럭시 노트' 스마트폰과 요새 잘 나간다는 중국 샤오미의 '홍미' 스마트폰에는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한 가지가 있다.

고성능화·고집적화에 따른 발열 문제를 잡기 위해 방열 시트용 폴리이미드(PI) 필름이 쓰인다.

이 PI 필름을 삼성전자, 샤오미 같은 국내외 유력 회사들에 공급하는 '에스케이씨코오롱피아이'가 다음 달 증시에 새롭게 입성한다.

공모 규모만 2000억~2400억원에 달하는 올해 코스닥시장 기업공개(IPO) 가운데는 최대어다.

◆ 합작 8년 만에 세계 점유율 1위…매출 다변화

19일 에스케이씨코오롱피아이는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코스닥 상장을 통해 전문 화학 소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덕성 대표이사>
<우덕성 대표이사>
우덕성 대표는 "40년 이상 축적된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의 화학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PI 필름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며 "향후 방열 시트용 PI 필름 수요 증가로 높은 매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2008년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가 합작해 설립한 에스케이씨코오롱피아이는 국내 유일무이한 PI 필름 제조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337억원, 영업이익은 39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95%, 세계적으로도 20%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해 올해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내열성과 내한성이 우수한 PI 필름은 연성회로기판(FPCB) 핵심 소재로 우주항공, 반도체, IT 등 광범위한 산업군에 쓰인다.

최근 IT기기의 성능이 높아지고 집적도가 올라가면서 발열 문제가 야기되자 PI 필름 중에서도 방열 시트용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진홍 경영관리팀 팀장은 "삼성전자와 샤오미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만드는 주력 모델에는 방열 시트용 PI 필름이 대부분 들어간다"며 "국내에서는 에스케이씨코오롱피아이가 단독 공급하고 중국에서도 현지 업체들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샤오미 외에 화웨이, 레노버 등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고가 모델에도 모두 제품을 공급한다고 이 팀장은 말했다.

세계 PI 필름 시장은 급성장중인 방열 시트용 PI 피름과 차세대 용도를 제외하고도 올해 9240억원에서 2017년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휘어지는(플렉서블) 스마트폰과 IT 기기들이 본격 출시되면 방열 시트용 PI 필름 수요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 대표는 "지난해 기준 매출의 2%를 차지하던 방열 시트용 PI 필름 비중을 올해 상반기 기준 15%(97억원)까지 늘리는 등 매출 구조를 다변화했다"며 "앞으로도 신제품 등 매출 분야를 확대하고 국내와 해외 비중도 50대 50으로 균형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 국내 화학업 부진…상장 후 주가 영향 줄 지 관심

에스케이씨코오롱피아이가 이번 상장을 위해 공모하는 주식수는 총 1600만주. 상장 예정 총 주식수는 3000만주다. 공모 희망가는 1만2500원~1만5000원으로, 총 공모규모는 2000억~2400억원이다.

20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뒤 26일과 27일 공모주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에스케이씨코오롱피아이는 이번 공모 자금을 생산설비 확충과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해보다 10% 이상 끌어올리고 2016년엔 37%, 2018년에는 62%까지 높일 계획이다.

다만 모회사 격인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보여주듯 최근 국내 화학산업 전반이 침체에 빠져있다는 점은 상장을 앞두고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일본 업체와의 경쟁도 갈수록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SKC의 경우 필름 사업 수익성 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에 최근 주가가 52주 최저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에스케이씨코오롱피아이 내부에서도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회사를 화학주로 분류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 대표는 그러나 "독보적인 양산 능력과 타 업체 대비 높은 생산성을 구현하고 있다"며 "원가경쟁력도 우수하기 때문에 시장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