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구청 여직원이 퇴근길 구내식당 들르는 까닭
노원구청 민원여권과에 근무하는 이금아 주무관은 매주 화·목요일 퇴근길에 구청 지하 1층 구내식당에서 주문해 놓은 반찬을 사간다. 지난 13일 애호박볶음, 굴배추겉절이, 돈육김치볶음 등을 9000원에 사 저녁 식탁에 올렸다. 이 주무관은 “저녁 준비 시간이 줄어 퇴근 뒤 여유있게 차를 마시며 책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가 이달부터 매주 화·목요일 저녁마다 구내식당에서 ‘행복한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어 화제다. 구청 직원들이 반찬가게 메뉴 가운데 3~4가지를 예약 주문하면, 구내식당 조리사가 친환경 재료로 만들어 판매하는 방식이다. 오징어볶음과 무말랭이무침, 진미채무침 등 7가지 종류의 포장 반찬이 1개(150~300g)당 2000~3000원 선에 팔리고 있다. 재료비와 포장비, 조리원들의 초과근무수당 등은 모두 반찬값에 포함돼 별도 예산은 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반찬가게는 전체 직원의 43%(560여명)에 달하는 여직원들의 저녁 준비 시간을 줄여 주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2주 동안 200여명이 반찬을 주문했을 정도로 호응이 좋다.

반찬가게는 노원구가 지난 9월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행복한 직장 만들기’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직원이 아이디어로 냈다. 노원구는 설문조사에서 상위권에 올랐던 가정용 공구대여 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노원구청의 작은 실험이 나비효과가 돼 많은 직장으로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