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내 증시는 후강퉁 시행 첫날 외국인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짓누르며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국내 증시를 괴롭혀 온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지난주 코스피는 주간 기준으로 전주 대비 0.2% 상승했다. 주 후반에 환율 우려가 부각되면서 1940선으로 밀려났다.

이날부터 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 매매가 허용되는 후강퉁이 시행된다. 외국인들이 중국 증시에 진입하는 문턱이 낮아진다. 국내 개인투자자들도 중국 상하이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 홍콩 증권사와 제휴한 국내 증권사들의 온라인주식매매시스템(HTS)을 통해 중국 유망기업의 주식을 살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국내 자금은 물론 국내에 들어올 세계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수급 교란에 주의할 것을 주문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후강퉁 시행에 따라 수급 교란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외국인이 수급을 견인하는 강한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저 주의보'도 내려졌다. 이날 발표 예정인 일본 국내총생산(GDP) 발표 결과가 추가 부양 조치로 이어질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 추가부양책은 다시 엔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

일본 정부는 3분기 GDP 결과를 검토한 후 내년 10월로 계획된 소비세율 추가 인상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일본의 올해 3분기 GDP가 예상보다 회복세가 더뎌 아베 신조 정부가 소비세 인상 지연을 결정할 것이란 예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유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소비세 인상 지연으로 경기 우려와 추가 부양 조치 가능성이 부각된다면 엔화 약세 심리를 좀 더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진영 우리투자증권은 배당 확대 성장동력(모멘텀)과 지배구조 이슈에 주목한 투자전략을 추천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 상단이 제한적인 만큼 시장 대응에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이라며 "업종별 시각이 아닌 국내 증시의 구조적인 변화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배당 확대 모멘텀은 향후 국내 증시의 장기 투자 아이디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돼 지속적인 관심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 14일 삼성에스디에스(SDS) 상장을 계기로 국내 기업집단들의 지배구조 개편 시도 역시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