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개장한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오른쪽)의 매출이 당초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롯데월드몰 지하 주차장(왼쪽)이 13일 오후 대부분 비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4일 개장한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오른쪽)의 매출이 당초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롯데월드몰 지하 주차장(왼쪽)이 13일 오후 대부분 비어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3층 주차장은 1t 트럭 4~5대와 승용차 등 차량 10여대가 서 있을 뿐 텅 비어 있었다. 지하 2층 여성 전용 주차장에 서 있는 차량도 스무 대 남짓해 국내 최대 복합쇼핑몰이란 말이 무색했다. 현장 직원은 “평일인 탓도 있지만 주말에도 주차장이 붐비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14일로 개장 한 달을 맞은 롯데월드몰의 주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주차 예약제와 유료화 영향으로 롯데월드몰을 방문하는 차량은 수용 규모를 크게 밑돌고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매출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는 지난달 14일 개장한 롯데월드몰의 하루 평균 주차대수가 1300대라고 밝혔다. 롯데월드몰 주차장은 최대 2760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고 하루 영업시간은 10시간이다. 차량 한 대가 3시간씩 머문다고 가정하면 하루 9100대까지 주차할 수 있다. 실제 주차 차량이 총 수용 가능 대수의 15%에 불과한 것이다. 이마저도 상품을 공급하러 온 협력업체 차량이 절반을 넘는다. 방문객 차량은 하루 500대 안팎인 것으로 롯데는 파악하고 있다.

롯데월드몰 방문 차량이 적은 것은 롯데가 개장 조건으로 서울시와 약속한 주차 예약제와 유료화 때문이다. 롯데월드몰에 주차하려면 사전에 예약해야 하고 10분당 1000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물건을 구입하거나 음식점에서 식사를 해도 주차요금을 전혀 할인받을 수 없다.

주차 불편은 그대로 매출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가 지난 한 달간 롯데월드몰에 입점한 계열사들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목표를 달성한 곳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롯데면세점뿐이었다. 에비뉴엘,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아쿠아리움 등의 매출은 모두 목표치를 밑돌았다. 롯데 관계자는 “목표 대비 절반도 미치지 못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주차가 불편해 방문객이 줄어든 데다 대부분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탓에 물건을 많이 사지 않는 것으로 롯데는 분석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롯데월드몰 개장 이후 잠실역 이용객은 25%, 주변 버스 승객은 20%가량 증가했다.

개장 후 1개월간 롯데월드몰에는 380만명, 하루 평균 12만명이 방문했다. 하지만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비뉴엘, 영플라자 포함)의 하루 평균 방문객이 10만명 선인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롯데월드몰의 영업면적은 34만㎡로 롯데백화점 본점의 다섯 배가 넘는다.

롯데월드몰의 주차 예약제와 유료화로 송파구청 주차장 등 주변 주차장이 붐비는 부작용도 일어나고 있다. 롯데월드몰 이용객들이 요금이 싸거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곳에 차를 세우고 있는 것이다. 롯데월드몰 방문객이 대각선 맞은편에 있는 잠실 주공 5단지에 차를 세웠다가 아파트 주민과 갈등을 빚는 일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롯데는 다음주 중 서울시와 회의를 하고 주차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롯데는 롯데월드몰 개장 이후 잠실역 사거리 일대 교통량이 3%밖에 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주차 예약제 및 유료화를 완화해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할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대량 구매 고객이나 대형마트 이용객에 한해서라도 주차요금을 할인해주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