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TV 시장은 LG전자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삼성전자 퀀텀닷(Quantum Dot·양자점)의 경쟁 구도가 될 전망이다. LCD 이후의 TV 시장을 놓고 LG전자는 올레드를 앞세우고, 삼성전자는 퀀텀닷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레드 TV는 ‘현존하는 최상의 화질’로 통한다. 이런 올레드를 상대적으로 값싸게 대체할 수단이 등장한다는 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올레드의 힘을 무너뜨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더 많다.

○퀀텀닷 TV가 뭐길래

퀀텀닷은 전류를 흘리면 크기에 따라 각각 다른 색을 내는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결정이다. 입자가 작을수록 짧은 파장의 빛을 내고 입자가 클수록 긴 파장의 빛을 낸다. 이를 필름 형태로 만들어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뒷면에 덧댄 것이 퀀텀닷 TV다.

이를 통해 색 재현력을 높여 기존 LCD TV의 화질을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그간 LCD TV는 올레드 TV에 비해 색재현율이 낮은 것이 단점이었다. 퀀텀닷 TV는 LCD TV의 화질을 올레드에 근접한 수준까지 구현한다. 가격이 비싼 올레드 TV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드는 게 장점이다.

그렇다 보니 올레드 TV 생산에 부담을 느끼는 업체들이 퀀텀닷 TV에 주목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퀀텀닷 TV를 출시했고 중국 TCL과 하이센스도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4에서 퀀텀닷 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도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 전시회 CES 2015에서 퀀텀닷 TV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퀀텀닷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퀀텀닷보다는 올레드 TV에 집중하는 전략을 고수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왜 올레드를 고수할까

올레드 TV를 유일하게 양산 중인 LG전자는 퀀텀닷 TV에 대한 미련을 버린 것으로 보인다. 올레드와 퀀텀닷으로 전략이 분산되면 이도저도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는 내년에도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올레드 TV의 마케팅 활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올레드는 스스로 빛을 내는 물질로 화면을 구성해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색 재현성이 우수하고 신호 응답속도와 명암비가 뛰어나 고화질 구현이 가능하다. 두께도 얇아 곡면 TV나 투명 디스플레이를 만들기에도 적합하다.

올레드 TV가 자발광소자를 이용해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반면 퀀텀닷 TV는 LCD TV이기 때문에 백라이트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로 인해 무게나 두께를 줄이는 데 한계가 발생한다. 올레드 TV와 비교할 때 명암비가 낮고 시야각이 좁다. 곡면 구현시 빛이 새나와 혼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요소도 있다. 하지만 가격경쟁에선 우위에 있다.

업계에선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올레드 TV가 퀀텀닷 TV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올레드 TV의 높은 가격이 얼마나 빨리 낮춰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그 가격에서도 올레드 TV가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55인치 올레드 TV를 399만원에 출시해 한 달 만에 1000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크기의 제품이 1500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가격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판매량이 20배 이상 늘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레드 TV가 LCD TV의 뒤를 이을 차세대 제품이라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며 “올레드 패널의 수율을 더욱 높여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대를 만들고 시장을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