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별그대·설국열차…韓流 '숨은 공신'
K팝과 국내 드라마를 중심으로 글로벌 한류 붐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 물밑에서 숨은 공신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다. 엔터 전문 변호사라고 하면 막연히 연예인 관련 소송을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에는 영화 음악 게임 방송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수출 및 각종 계약에 관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의 최정환 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는 1980년대 후반부터 뛰어들어 2006년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 초대 회장을 맡는 등 1세대 전문 변호사로 꼽힌다. 탁월한 친화력을 앞세워 가수 박진영과 비를 비롯해 연예인 관련 자문을 많이 맡았다.

최근에는 영화 ‘설국열차’에 처음으로 일괄수주계약 방식의 종합 법률서비스를 제공해 영화 성공에 기여했다. 인기 게임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등의 법률 자문을 했으며, 최근에는 기업 자문 등 다른 영역으로도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2세대 주자도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최승수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25기)는 음원 관련 저작권 이슈에서 주목할 만한 판례를 만들어내며 신뢰를 쌓아왔다. 씨엔블루의 ‘외톨이야’ 표절 사건, 동방신기 소속사 갈등 사건 등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중앙대 로스쿨에서 겸임교수로서 미술법, 국제엔터법, 할리우드영화비즈니스법 등을 강의하는 등 이론적인 부분에서도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임상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32기)는 다수의 연예인·콘텐츠 관련 사건에서 ‘불패신화’를 이어 가며 ‘연예 전문 변호사’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가수 JYJ, 영화배우 최민식 등이 그가 자문을 맡고 있는 연예인이다. 유명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중국 리메이크 계약과 게임화 계약 등에 자문을 제공해 중국 진출을 도왔으며, 최근 ‘선덕여왕’ ‘사랑비’ ‘왕의 얼굴’ 등 드라마 관련 저작권 소송 3건도 잇따라 승소로 이끌었다. 임 변호사는 “최근에는 넷마블 등 게임 업체 자문을 맡고 있으며 모두의 마블 등 게임 제작 과정에도 참여했다”고 전했다.

영화 분야에서는 조광희 법무법인 원 변호사(23기)가 ‘원조’로 꼽힌다. 그는 영화 ‘범죄의 재구성’과 ‘하얀방’의 상영금지 가처분신청 사건 등에서 영화제작사를 대리해 잇단 승전보를 올렸다. 한때 영화사 ‘봄’ 대표로 영화 제작에 직접 뛰어들기도 한 만큼 탄탄한 실무 경험과 이해도, 인맥이 강점이다. 최근에는 미국 폭스 스튜디오의 한국영화산업 투자자문을 맡고 있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인 ‘또봇’의 해외 진출도 돕고 있다.

중소 로펌 중에는 법무법인 중정의 정경석 대표변호사(28기)가 활약 중이다. 그는 싸이·서태지·이승환 등 유명 가수들을 대리해왔으며 최근에는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에 취임해 콘텐츠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외에 조정욱 강호 대표변호사(27기)도 엔터 콘텐츠 분야에서 떠오르는 주자로 꼽힌다.

법조계 관계자는 “음악 게임 캐릭터 등 한류 콘텐츠의 수출이 점차 늘어나고 새로운 미디어플랫폼이 만들어지고 있는 만큼 엔터 법률 시장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