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전세대출금리 '제각각'…비교공시로 金利인하 유도
주택연금 가입 확대 노력
지난달 29일 취임한 김재천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사진)은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임대차 시장이 전세 중심에서 월세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며 “이에 맞춰 월세 대출 보증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주택기금에서 이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해 월세 대출 금리를 낮게 공급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요에 맞는 상품을 개발해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겠다는 의미다.
김 사장은 전세 대출 금리에 대해서도 “전세 대출 보증을 90%까지 해주는데도 금리 수준이 높고 은행마다 가산금리가 다른 것은 문제”라며 “은행별 금리를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비교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공표해 은행 스스로 금리를 낮추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전세 보증 이용자에 소득 제한을 둬야 한다는 지적에는 “그렇게 되면 임시직이나 일용직 등 국세청의 소득 증빙을 받기 어려운 계층이 전세금 보증을 받기가 더 어려워진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6억원이던 금액 제한을 최근 4억원으로 낮춰 고소득층에 대한 전세 보증을 어느 정도 줄이는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그는 “저소득층이 혜택을 보는 방향으로 공사를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주택금융공사의 또 다른 역점 사업인 주택연금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지난 3일부터 9억원 이하 다주택 소유자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며 “다음달에는 은행 역모기지 가입자도 주택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고 초기 보증료 인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베이비부머 약 720만명이 가입 대상인 60세가 되는 2020년부터 주택연금 가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사장은 “올 들어 주택연금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주택시장 부양책이 나와 집값이 오른 후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한국은행 출신답게 대출금리 선택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 하반기까지는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한국 기준금리도 향후 1년가량은 현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주택 구입이 목적이라면 장기적으로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게 좋다”고 권했다. 1년 정도만 쓰고 갚겠다면 변동금리도 무방하지만 5~10년 이상을 본다면 장기고정금리가 좋다는 얘기다.
김 사장은 “주택담보대출을 주식 투자하듯이 단타 위주로 생각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금리변동 위험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와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에 35년간 몸담으며 조사국장, 부총재보 등을 지냈다. 주택금융공사는 이달 말까지 부산국제금융센터로 이전해 다음달 1일부터 부산 시대를 시작한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