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중 초고도비만인 사람의 비율이 최근 11년간 2.9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소득층의 초고도비만 비율이 고소득층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2~2013년 건강검진 자료를 바탕으로 비만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초고도비만 비율은 2002년 0.17%에서 지난해 0.49%까지 높아졌다고 9일 밝혔다. 11년 만에 초고도비만 비율이 2.9배 상승한 것이다. 초고도비만은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가 35 이상인 경우로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또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의료급여수급권자의 초고도비만 비율이 1.23%로 건강보험료 기준 상위 5%에 해당되는 이들(0.35%)에 견줘 3.5배나 높았다. 가난할수록 초고도비만 비율이 높은 사실이 통계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소득 수준에 따른 초고도비만 비율 격차는 최근에 그 차이가 더 벌어졌다. 건강보험 가입자 가운데 소득 하위 5%의 초고도비만 비율은 2002년 0.25%에서 2013년 0.75%로 0.5%포인트 높아진 데 비해 소득 상위 5%는 같은 기간 0.13%에서 0.35%로 0.22%포인트만 상승했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소득이 낮은 계층은 건강식품보다는 패스트푸드를 더 많이 섭취하고 시간이나 경제적 여유가 부족해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16개 시·도 중 제주의 초고도비만 비율이 0.68%로 가장 높았고 강원(0.62%), 인천(0.59%) 등이 뒤따랐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