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한 웬델 윅스 코닝 회장 과 악수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한 웬델 윅스 코닝 회장 과 악수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삼성의 41년 사업 파트너’인 글로벌 기업 코닝의 웬델 윅스 회장이 4일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잇달아 만나 투자 확대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윅스 회장은 10년 가까이 코닝 회장직을 맡으면서 이건희 삼성 회장 등 삼성 최고위층과 교류해왔다.

박 대통령은 윅스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전쟁의 폐허 위에서 오늘날과 같이 첨단 산업을 일으키고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부상하기까지는 코닝 같은 외국 투자기업의 공헌이 크다”며 한국 투자를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정부는 국내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윅스 회장에게 산업 분야 최고 훈장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

코닝은 이날 생산라인 보수·개조를 위해 9000억원을 투자, 한국을 LCD(액정표시장치) 생산·수출 거점으로 육성하고 미국 외 지역에선 최초로 한국에 첨단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D센터에서는 연간 100억원을 투자해 플렉시블(휘는) 디스플레이용 유리 등을 개발하기로 했다.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윅스 회장은 이날 이 부회장과 만나 삼성과의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윅스 회장을 만나기 위해 전날 중국 출장을 마친 뒤 자정 무렵 귀국했다. 삼성전자 부품사업을 총괄하는 권오현 부회장과 스마트폰을 맡고 있는 신종균 사장이 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코닝의 협력 관계는 1973년 양측이 각각 50% 지분을 출자해 브라운관 유리업체인 삼성코닝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래스 등으로 협력관계가 확대됐다. 삼성은 코닝과의 제휴 덕분에 아사히글라스 등 일본 업체가 장악한 LCD 유리기판 시장에서 최강자로 올라섰다. 지난해 10월에는 삼성이 미국 코닝 지분 7.4%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되고, 코닝은 삼성이 갖고 있던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전량 인수하는 빅딜이 성사됐다.

장기 입원 중인 이건희 회장은 작년 5월 ‘협력 40주년’을 기념해 코닝 창업주의 5대손인 제임스 호튼 명예회장을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 초청해 만찬을 하고 “서로 윈윈하는 협력을 계속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당시 윅스 회장과 이 부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호튼 전 회장의 후임인 윅스 회장은 이 부회장과는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 동문이다.

주용석/도병욱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