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이 이달 들어 일제히 ‘창립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9일까지 경품 지급 및 이월상품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현대백화점은 구매금액별로 상품권을 지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개점 84주년 행사’를 벌였다.

하지만 이 중 실제 창립일이 11월인 곳은 롯데백화점(15일)뿐이다. 현대백화점의 창립일은 6월15일이고, 신세계백화점은 10월24일이 개점기념일이다.

그런데도 이들 백화점이 11월에 창립 행사를 여는 것은 마케팅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백화점 업계에서 11월은 이렇다 할 이벤트 소재를 찾기 어려운 때다. 10월 가을 정기세일이 끝난 뒤라 또 세일을 할 수는 없고 토요일과 일요일 외에는 공휴일도 없다. 결국 ‘창립 기념’이라는 이름을 붙여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적당한 ‘핑곗거리’도 있다. 현대백화점은 법인 설립일은 6월15일이지만 압구정본점이 문을 연 날은 12월1일이다. 본점 개장기념일에 앞서 11월 창립 행사를 연다는 것이 현대백화점의 설명이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이달 들어 나란히 생필품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실제 창립일이 11월인 곳은 이마트(12일)뿐이다. 롯데마트의 창립일은 4월1일이다. 롯데마트는 법인인 롯데쇼핑의 창립일이 11월이라는 점을 내세워 매년 이맘때 할인 행사를 열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