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기장군 정관면에 위치한 ‘본초불닭발’은 무한경쟁이 벌어지는 치킨집에서 경쟁이 없는 닭발전문점으로 업종을 전환해 성공한 사례다. 165㎡(약 50평) 규모의 매장에서 한 달에 3000만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점포를 운영하는 박병진 사장(28·사진)은 “개점한 지 4개월밖에 안된 점을 감안하면 출발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 중 월 매출 5000만원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매달 매출이 전달 대비 10% 이상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매출에서 각종 경비를 제한 한 달 순익은 500만원 선이다.

그는 원래 일본식 주점(이자카야)의 주방에서 조리했다. 지난 2월에 1억원 이상 목돈을 투자, 지금 자리에서 치킨 가맹점을 열었지만 4개월 뒤 문을 닫았다. 인근에 치킨집이 10여개나 문을 열고 무한경쟁을 벌이다 보니 하루에 20만원도 벌지 못할 때가 태반이었다. 그는 닭발전문점을 시작하게 된 동기에 대해 “닭발은 일단 경쟁 점포가 적고, 일정 수요가 있는 마니아 음식이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첫 창업에 돈을 많이 투자해 여유자금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소자본 업종을 선택했다. 발품을 팔며 맛집을 돌아다니는 한편 인터넷으로 시장조사도 했다. 실패를 맛본 만큼 두 번째 아이템은 철저히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기존 시설과 집기 등을 유지하는 업종 전환형 창업에는 투자비가 2000만원밖에 들지 않았다. 닭발전문점은 가맹본사에서 완제품을 원팩으로 받기 때문에 조리시간이 5분으로 짧고 노동량도 적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 점포에는 근무자가 단 2명이다. 주방 조리는 박 사장이 책임지고, 홀 서빙은 친동생이 돕고 있다. 손님이 몰리는 저녁 7시부터 밤 11시까지 피크타임에는 가족들이 돕는다. 단골손님 김지영 씨(34)는 “닭발에 숯불 향이 살아있고 다른 닭발집의 매운 소스와는 달리 중독성 있게 매운 맛을 내기 때문에 한 달에 2번 이상 꼭 들른다”고 말했다. 주력 메뉴는 직화불닭발이다. 박 사장이 직접 개발한 강정닭발도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효자메뉴다. 본사에서 들여오는 닭발에다 직접 만든 매콤달콤한 소스를 접목했다. 박 사장은 “부산 사람들이 즐겨먹는 닭발 메뉴가 바로 강정닭발”이라며 “지역 사람 입맛에 맞춰 현지화한 메뉴를 선보였는데 대박”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 점포는 지난 7월 초 문을 열었다. 이 지역 젊은 엄마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8월부터 손님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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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