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수출기업의 체감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기업의 체감경기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9월 소매판매는 3년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산업생산은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은 10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2로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고 30일 밝혔다. 올 들어 가장 낮았던 지난 8월 수치와 같은 수준이다. 4월 82였던 BSI는 5월 79, 6월 77, 7월 74, 8월 72 등 내리막길을 걷다가 9월에 74로 소폭 개선됐으나 이번에 다시 하락했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을 밑돌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수출기업의 BSI는 9월 72에서 10월에는 70으로 떨어져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9년 3월 56을 기록한 뒤 5년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내수기업 BSI도 73을 기록하며 전월에 비해 3포인트 떨어졌다.

산업생산 지표와 소매 지표도 부진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9% 감소했다. 8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줄었다. 광공업(0.1%)과 서비스업(0.1%)은 소폭 늘었으나 공공행정(-8.9%)과 건설업(-5.8%)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최근 조금씩 회복세를 보였던 소매판매가 급락했다. 9월 소매판매액지수는 한 달 전보다 3.2% 줄었는데 이는 2011년 2월 -5.6%를 기록한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특히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5.7%)와 의복 등 준내구재(-5.0%) 판매가 급감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미국 양적 완화 종료 등 대외 부문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