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월드시리즈에서 3승에 21이닝 1실점의 괴력 투구를 펼친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의 신들린 활약을 앞세워 통산 8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브루스 보치 감독이 이끄는 샌프란시스코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리드를 되찾은 5회말부터 등판한 범가너가 마이클 모스의 결승 타점을 끝까지 지켜 3-2로 승리했다.







7전4승제 월드리시즈에서 원정팀이 마지막 7차전을 승리한 것은 1979년 피츠버그 파이리츠 이후 35년 만으로



앞서 9번의 7차전에서는 모두 홈팀이 승리했다.



이로써 샌프란시스코는 2012년 이후 2년 만이자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뉴욕 자이언츠 시절 5차례 우승을 차지한 뒤 1958년 샌프란시스코로 연고지를 옮기고 나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56년 만인 2010년 월드시리즈 정상에 복귀한 이후 2012년에 이어 올해도 월드시리즈 패권을 거머쥐며



`짝수해 우승 주기설`을 가설에서 법칙으로 만들었다.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역사상 최근 5년 동안 3번이나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역대 두 번째 팀이 됐다.



첫 번째는 1942년, 1944년, 1946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다.



세인트루이스는 1943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나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5년간 홀수해에는 플레이오프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반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단판승부)부터 디비전시리즈(5전3승제), 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승제)까지



8연승으로 통과하는 괴력을 발휘하며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기적의 팀` 캔자스시티는



`가을 타짜` 샌프란시스코의 관록을 넘어서지 못하고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 최고의 투수로 거듭난 범가너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7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범가너는



5차전에서는 9이닝 4피안타 8탈삼진을 기록하며 완봉승을 기록했다.



5차전 완봉승 이후 사흘 만인 7차전에서 3-2로 앞선 5회말에 등판한 범가너는



5이닝을 2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1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범가너에 대한 캔자스시티 전체타자의 타율 0.125가 보여주듯 `격`이 다른 피칭에 홈팬들은



한숨밖에 내쉴수가 없었다.



힘있게 한 스윙은 허공을 갈랐고 초조해진 타자들은 공을 따라가며 맞추기에 바빴다.



베이스에 주자가 나가야 작전을 걸텐데 이러구저러구 해볼 여지를 범가너는 허용치 않았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유린`이라고 말할 정도의 투구 내용이었다.



이번 시리즈는 고인이 된 최동원 투수를 많이 떠올리게 하는 그것이었다.



1984년 코리안시리즈에서 롯데 투수로 팀의 4승을 모두 책임졌던 그 열혈남아의 데자뷰랄까,



어찌 보면 월드시리즈가 아닌 `범가너`시리즈로 야구팬들의 기억에 남을 듯하다.


양승현기자 yanghas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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