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들이 뒤늦게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1976년 처음 발견됐다. 지난 40여년간 다국적 제약사의 관심 밖에 머물러 있었다. 발병 국가 대부분이 가난한 아프리카 국가들이라 수익성이 낮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국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세계적으로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정부가 치료제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약사들의 개발 경쟁에도 속도가 붙었다.

현재 개발 중인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는 백신 5개, 치료제 5개 등 10개 제품이다. 이 가운데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다국적 제약사는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와 존슨앤드존슨 두 곳뿐이다.

글로벌 1위 제약사인 화이자를 비롯해 백신 분야에 강점이 있는 대부분 다국적 제약사는 여전히 개발 계획이 없다.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10곳 중 8곳이 바이오벤처기업이다.

상대적으로 일찍 개발에 나선 GSK가 백신 개발에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GSK는 현재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과 공동으로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은 지난 26일 제약 자회사인 얀센에 2억달러를 투자해 전 임상단계인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장 내년 1월 유럽 미국 아프리카에서 임상시험을 실시해 5월 25만도즈 분량을 생산하고 2015년에 생산규모를 100만도즈로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

요한 반 후프 얀센 감염질환 및 백신사업부 대표는 “미국 NIH와 진행한 전 임상시험에서 개발 중인 백신요법이 에볼라에 완전한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