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 여덟 개 종이 올해 안에 상장될 예정이어서 배당주 주가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현재 상장돼 거래되는 배당주 ETF가 세 개 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선택 폭이 크게 확대된다. 신규 배당주 ETF에 4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들 신규 배당주 ETF는 한국거래소가 지난 21일 공개한 신(新) 배당지수 네 개 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들이다. 배당주 ETF 외에 배당주 펀드 순유입자금, 배당주 개별 투자금 등도 배당주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배당株, 또 한번 주목해야 할 이유 생겼다
◆ 배당주 ETF 여덟 개 종 상장 허용

한국거래소는 최근 자산운용사들에 지난 21일 발표한 신 배당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의 상장 신청을 받는다고 알렸다. 신 배당지수는 ‘코스피 고배당지수’, ‘KRX 고배당지수’, ‘배당성장지수’, ‘우선주지수’ 등 네 개다. 거래소는 지수 한 개당 두 종의 ETF를 상장시킬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오는 12월께는 새로운 배당주 ETF들을 상장시킬 계획”이라며 “대형사는 설정액 1000억원 이상, 중소형사도 설정액 500억원 이상의 ETF를 상장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운용사, 배당주 ETF 출시 준비

자산운용사들은 신규 배당주 ETF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신 배당지수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신 배당지수 네 개 중 코스피 고배당지수, KRX 고배당지수, 우선주지수의 2013년 배당수익률(2012년 말 기준 지수 구성종목의 배당금 합계/2013년 5월 말 지수 구성종목의 종가 합계×100%)은 3.3~4.7%로 기존 배당지수인 코디(KODI)의 2.38%보다 높다.

나머지 배당성장지수의 2013년 배당수익률은 1.33%로 코디보다 높지 않다. 그러나 ‘배당이 늘어날 종목’을 중심으로 지수를 구성했기 때문에 차별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중형 운용사 ETF팀장은 “배당주가 각광받는 상황에서 거래소가 ‘괜찮은’ 배당지수를 내놓았기 때문에 관심이 높다”며 “대부분 운용사들이 신규 ETF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 중소형 배당주 수혜 예상

신규 배당주 ETF의 설정액 합계는 최소 4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배당주 ETF 운용사가 ETF 출시를 위해 지수 구성종목을 빌리지 않고 모두 신규 매수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4000억원의 유동성이 순유입되는 효과가 있다. 지수 구성종목 중 거래대금이 많은 SK텔레콤, KT&G 등 대형주보다 조선내화, 유화증권 등 중소형 지수 구성종목의 수혜가 클 것으로 분석됐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ETF들이 전 설정액을 투입해 하루 이틀 사이에 모든 종목을 다 사진 않겠지만 분명 지수를 구성하는 배당주들에 수급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신 배당지수에 편입된 종목 중 거래가 활발하지 않았던 종목을 중심으로 유동성 개선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 배당주 주가가 많이 올라 큰 수익을 내기 힘들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 한 해 배당주 펀드로 3조원이 유입되면서 배당주 주가가 전반적으로 많이 오른 상황”이라며 “배당 수익 이상의 고수익을 얻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