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은 2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사진)와 면담한 뒤 “(아베 총리가) 고노 담화를 수정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정 의장은 이날 도쿄 총리공관에서 아베 총리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아베 총리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지난 3월에 본인이 한 발언을 그대로 반복했고 역대 정권의 역사 인식을 그대로 계승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1993년 발표된 고노 담화는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 일본 우파를 중심으로 이를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 의장은 아베 총리에게 “살아계신 위안부 피해자들이 여성으로서 한을 갖고 돌아가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또 “내년 한·일 수교 50주년을 앞두고 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인의예지신을 기초로 교류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양국 정상회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며 “(아베 총리가) 회담이라기보다는 주요 20개국(G2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국제행사에서 만나기를 희망한다는 뉘앙스의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면담 초반부 공개 발언에서 정 의장에게 “일본 방문을 환영한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일·한 간 교류가 더 활발해지고 관계가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은 오후 4시에 예정됐으나 아베 총리가 회의장에 조금 늦게 도착하면서 4시12분부터 시작됐으며 약 30분간 이어졌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