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3~14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려질 ‘벵자멩 밀피예 & L.A.댄스프로젝트’.
내달 13~14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려질 ‘벵자멩 밀피예 & L.A.댄스프로젝트’.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랑스 출신 무용가 벵자멩 밀피예(37·사진)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뉴욕시티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 발레를 소재로 한 미국 영화 ‘블랙 스완’의 안무가이자 배우, 할리우드 배우 내털리 포트먼의 남편, 지난 9월부터 파리오페라발레단을 이끄는 신임 예술감독…. 여기에 더해 그는 무용단 ‘L.A.댄스프로젝트(LADP)’를 만들어 2012년부터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발레도 이젠 '퓨전 예술'…음악·패션·사진과 융합"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LADP가 다음달 13~14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벵자멩 밀피예 & L.A.댄스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첫 내한공연을 연다. 밀피예는 최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LADP는 내 개인의 무용단이라기보다는 무용가, 음악가, 패션 디자이너, 사진작가 등 각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모여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단체로서 과거의 위대한 무용을 되살려 공연하고 있다”며 “오늘날 가장 참신하고 흥미로운 움직임을 선보이는 안무가들을 끌어들여 관객에게 기존의 무용 공연과는 다른 새롭고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LADP는 이번 공연에서 세 가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첫 무대를 장식하는 ‘리플렉션’(2013)은 밀피예가 안무한 작품으로 미국의 설치 미술가인 바버라 크루거의 붉은 타이포그래피가 인상적인 무대다. 이어 무용수들이 검은 여백 위를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엠마누엘 갓의 작품 ‘모건스 라스트 청’(2013)이 펼쳐지고, 미국의 현대무용가로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활약한 윌리엄 포사이드가 먼저 떠난 아내에게 보낸 작품 ‘퀸텟’(1993)이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그는 지난 9월부터 프랑스를 대표하는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취임했다. 프랑스 출신이지만 무용수 인생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냈기에 다소 파격적인 인사였다.

“루이 14세(1638~1715)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오랜 역사를 지닌 단체입니다. 전임 예술감독인 브리지트 르페브르가 새로운 안무작을 들여오기는 했지만 과거의 고전 레퍼토리들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요. 무용수와 관객에게 자유로운 해방감을 느끼게 해주는,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도입하고 싶습니다.”

영화 ‘블랙스완’을 통해 아내와 아들까지 얻은 그는 “이 작품은 제 커리어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도 전환점이 돼주었다”며 “아름다운 아내에 귀여운 아들까지 있는 개인의 삶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보호하고 싶다”고 말했다. 3만~7만원. (02)2005-0114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