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고려아연, 이미 다 달궈졌나?…'깜짝 실적'에도 불안한 주가
고려아연이 3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고도 증권가로부터 다소 어두운 주가 전망을 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상승 동력(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금속 가격 약세가 주가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고, 매출은 1조3000억원으로 8.9% 늘었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였던 1640억원을 10% 웃돌았다.

실적 호조 배경은 전분기 대비 상승한 금속 가격과 연 판매량 급증 등으로 풀이된다. 3분기 평균 금속가격은 금을 제외한 전제품이 전분기보다 올랐고, 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26% 증가했다. 특히 아연 가격이 전분기 대비 11% 상승하면서 자회사인 호주SMC의 실적도 대폭 개선됐다.

◆호실적에도 투자의견 '중립'"주가 견인 요소 부재"

전날 호실적 발표에도 고려아연의 주가는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고려아연은 전거래일보다 500원(0.12%) 내린 40만7500원을 기록 중이다.

향후 고려아연의 주가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도 밝지만은 않다.

KDB대우증권은 이날 고려아연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하며 주가 상승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금속 가격 상승 외에는 더 이상 주가를 견인할 요소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증권사 전승훈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금속 관련 주가를 견인하는 3가지 요소는 금속 가격 상승과 생산능력 증가, 주가 수준 재평가"라고 설명했다.

현재 고려아연 주가에는 내년말 제2비철단지 완공에 따른 생산능력 증가분이 모두 반영됐으며, 주가수익비율(PER)도 과거 상단 수준에 위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생산능력 증가 가능성을 배제할 경우 현재 금속 가격 수준에서 고려아연의 적정 주가는 30만원에 불과하다"며 "현재 주가는 적정 주가의 30% 이상"이라고 진단했다.

◆금속가격 반등도 '시기상조'…단기보다 중장기 접근 주문

금속 가격의 추세적 상승세도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김지환 현대증권 연구원은 "비철금속 시장은 주요 소비처인 중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 우려로 수급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4분기에도 금속가격 약세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10월 현재 아연과 연 가격은 지난 2분기 평균가격 대비 1.6% 6.3% 하락했다. 금과 은 가격도 각각 4.6%와 12.5% 하락했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미국 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주요 금속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다"며 "공급부족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아연을 제외하고 연 금 은의 4분기 가격은 3분기 평균가격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금속 가격 약세 전망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 증권사들도 단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추천했다. 장기 모멘텀으로는 내년말 예정된 제2비철단지 증설 완료를 꼽았다.

이종형 대신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의 단기 모멘텀은 제한적이지만 2016년 증설물량 가동으로 인한 중장기 성장성과 금속 가격 등락에도 유지되고 있는 안정적 수익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모멘텀을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