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금융그룹 경쟁] 4대 금융그룹 회장 모두 '내부출신'…'高手들의 A매치'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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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의 KB금융
소매금융 강자 되찾을지 관심
한동우의 신한금융
보험·금융투자 실적강화 과제
김정태의 하나금융
하나-외환銀 통합 시너지 관건
이순우의 우리금융
민영화·자산건전성 확보 초점
소매금융 강자 되찾을지 관심
한동우의 신한금융
보험·금융투자 실적강화 과제
김정태의 하나금융
하나-외환銀 통합 시너지 관건
이순우의 우리금융
민영화·자산건전성 확보 초점
“4대 금융그룹에서 낙하산이 아닌 내부 출신들이 ‘회장’ 직함을 달고 선수로 뛰기 시작했다. 진검승부가 벌어졌다.” (김홍범 한국금융학회장)
K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에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이 내정되면서 신한 우리 하나금융그룹 등 4대 금융의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내부 출신 인사로 채워졌다. 실무현장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실력파들이 일제히 사령탑을 맡자 진정한 ‘금융 사국지(四國志)’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소매금융 강자’ KB의 귀환 실현될까
윤 내정자는 KB금융 조직원들로부터 ‘사실상’ 내부 출신으로 인정받고 있다. 공인회계사로서 삼일회계법인에서 일하다가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의 스카우트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부행장을 맡았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KB금융의 부사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은행 설립 멤버로 시작했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우리은행의 전신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1986년 신한은행을 거쳐 1992년 창립멤버로 하나은행에 합류했다.
전문가들은 이로써 4대 금융의 ‘A매치’가 열린 셈이라고 평한다. 금융그룹들은 우선 윤 내정자의 데뷔에 긴장하고 있다. 조직 내분으로 약화일로를 걷던 KB금융 자회사들의 영업력을 되살릴지가 관전 포인트다.
일각에서는 KB금융 내부 사정에 밝은 윤 내정자가 인사를 공정하게 하고 영업을 강하게 추진한다면 자산 규모와 당기순이익 부문에서 치고 올라오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현재 KB금융은 상반기 기준 자산 규모 299조1000억원, 당기순익 7652억원을 기록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에 이어 업계 3위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금융산업연구실장은 “계열사인 은행들의 활동고객 수로 따져본다면 국민은행이 1260만명으로 은행권 1위”라며 “내부 출신인 윤 내정자가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영업담당 부행장 경험을 바탕으로 소매금융 강자인 KB금융의 강점을 이어간다면 은행을 중심으로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외환 통합, 선두 신한금융에 도전
하지만 KB금융이 금융그룹 중 1위인 신한금융을 단시간에 따라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강하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일관된 경영전략을 이어나가고 있어서다. 한 회장 취임 이후 당기순익 기준으로 계속해서 1위를 기록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에도 자산 규모 323조원에 당기순익 1조1360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증권과 보험업의 업황이 워낙 좋지 않아 신한금융투자와 보험사의 실적 강화는 한 회장의 숙제로 남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연내 통합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점도 다른 금융그룹들이 예의주시하는 부분이다. 개인금융에 강점이 있는 하나은행과 기업금융에서 탄탄한 기반을 갖춘 외환은행이 통합됐을 때 생길 시너지 효과를 무시할 수 없어서다. 김 회장의 강점으로 평가받는 추진력과 뚝심이 얼마나 발휘될지 주목된다.
금융권은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에 대해선 우리은행 민영화 성공 여부, 민영화 절차 중 조직 결집과 영업력 강화 등으로 경영능력을 최종 평가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자산건전성 강화에 중점을 뒀던 그의 경영전략이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위주의 영업을 이어오다 금융위기 이후 부실자산이 늘어 건전성이 악화돼서다.
하지만 4대 금융그룹이 내부 출신 회장으로 채워진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낙하산 인사들이 우리금융 회장 자리를 노린다는 소문이 도는가 하면, KB금융 회장을 내부 출신으로 선임한 대신 국민은행장 선임엔 당국과 정치권이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어서다. 김석진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는 “회장이 행장 인사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어야 일관된 경영전략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K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에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이 내정되면서 신한 우리 하나금융그룹 등 4대 금융의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내부 출신 인사로 채워졌다. 실무현장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실력파들이 일제히 사령탑을 맡자 진정한 ‘금융 사국지(四國志)’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소매금융 강자’ KB의 귀환 실현될까
윤 내정자는 KB금융 조직원들로부터 ‘사실상’ 내부 출신으로 인정받고 있다. 공인회계사로서 삼일회계법인에서 일하다가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의 스카우트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부행장을 맡았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KB금융의 부사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은행 설립 멤버로 시작했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우리은행의 전신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1986년 신한은행을 거쳐 1992년 창립멤버로 하나은행에 합류했다.
전문가들은 이로써 4대 금융의 ‘A매치’가 열린 셈이라고 평한다. 금융그룹들은 우선 윤 내정자의 데뷔에 긴장하고 있다. 조직 내분으로 약화일로를 걷던 KB금융 자회사들의 영업력을 되살릴지가 관전 포인트다.
일각에서는 KB금융 내부 사정에 밝은 윤 내정자가 인사를 공정하게 하고 영업을 강하게 추진한다면 자산 규모와 당기순이익 부문에서 치고 올라오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현재 KB금융은 상반기 기준 자산 규모 299조1000억원, 당기순익 7652억원을 기록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에 이어 업계 3위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금융산업연구실장은 “계열사인 은행들의 활동고객 수로 따져본다면 국민은행이 1260만명으로 은행권 1위”라며 “내부 출신인 윤 내정자가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영업담당 부행장 경험을 바탕으로 소매금융 강자인 KB금융의 강점을 이어간다면 은행을 중심으로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외환 통합, 선두 신한금융에 도전
하지만 KB금융이 금융그룹 중 1위인 신한금융을 단시간에 따라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강하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일관된 경영전략을 이어나가고 있어서다. 한 회장 취임 이후 당기순익 기준으로 계속해서 1위를 기록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에도 자산 규모 323조원에 당기순익 1조1360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증권과 보험업의 업황이 워낙 좋지 않아 신한금융투자와 보험사의 실적 강화는 한 회장의 숙제로 남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연내 통합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점도 다른 금융그룹들이 예의주시하는 부분이다. 개인금융에 강점이 있는 하나은행과 기업금융에서 탄탄한 기반을 갖춘 외환은행이 통합됐을 때 생길 시너지 효과를 무시할 수 없어서다. 김 회장의 강점으로 평가받는 추진력과 뚝심이 얼마나 발휘될지 주목된다.
금융권은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에 대해선 우리은행 민영화 성공 여부, 민영화 절차 중 조직 결집과 영업력 강화 등으로 경영능력을 최종 평가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자산건전성 강화에 중점을 뒀던 그의 경영전략이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위주의 영업을 이어오다 금융위기 이후 부실자산이 늘어 건전성이 악화돼서다.
하지만 4대 금융그룹이 내부 출신 회장으로 채워진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낙하산 인사들이 우리금융 회장 자리를 노린다는 소문이 도는가 하면, KB금융 회장을 내부 출신으로 선임한 대신 국민은행장 선임엔 당국과 정치권이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어서다. 김석진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는 “회장이 행장 인사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어야 일관된 경영전략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