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먹은 백설공株만 웃었다…올해 나홀로 '해피엔딩'
'애플(사과)'을 쥔 수혜주(株)들만이 국내 증시에서 공주 대접을 받고 있다. 애플이 올 3분기 '깜짝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해피엔딩'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대형 정보기술(IT)주 중에선 애플 수혜주만 살아남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IT종목 중 올 들어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3종목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애플 수혜주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5와 애플워치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고 SK하이닉스는 모바일 D램을,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을 납품한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올 들어 전날 종가 기준으로 22.9% 올랐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각각 23.4%, 40.9%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갤럭시 수혜주로 꼽히는 파트론이 43.8%, 삼성전기가 45.0% 하락한 것과는 상반된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애플 수혜주 3인방을 제외한 나머지 대형 IT종목들의 현재 시가총액은 깜짝 놀랄 수준"이라며 "실적 부진이라는 원죄를 차치하고서라도 민망한 수준의 주가"라고 지적했다. 특히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진이란 '직격탄'을 맞은 삼성 IT 계열사는 참담한 수준이라는 것.

증권가는 오는 4분기에도 애플과 삼성 수혜주의 표정은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김창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부진하고, 애플은 점유율을 높이는 상황이 4분기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플 공급업체인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4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내겠지만 삼성전기와 삼성SDI의 경우 낮은 실적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측됐다.

김 연구원은 "3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8100만대로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 측면에서도 대부분의 부품 공급이 늘어나 가격 하락이 가파르고 수익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갤럭시노트4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노트 시리즈는 갤럭시S 시리즈에 비해 판매량이 적다"고 말했다. 화면이 커진 아이폰의 영향으로 판매량을 늘리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반면 아이폰 판매량은 4분기에만 6000만대 수준으로 예상돼 관련 업체들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