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는 국내 증권사들의 자금조달 채널 다양화를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21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체한 '고령화 저성장 시대, 금융투자산업의 역할' 심포지엄에서 "금융투자업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앞으로 살아남아서 활로를 찾고 자본시장의 주축으로 국가경제에 기여해야 하는 측면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고성장 시절에는 은행 금리가 높았기 때문에 안전성향의 자금은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으로 수요가 충족됐고, 고위험을 추구하는 자본만 증권으로 들어왔다"며 "주식 일변도로 영업을 해도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가 떨어지고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증권업의 사업모델이 주식위탁매매와 전통적 투자은행(IB)에서 벗어나 자산관리로 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 대표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으로 사업모델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주식이나 국내 상품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 채권이나 파생상품, 해외 상품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판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법적·제도적인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최근 IB 업무를 하다보니 느낀 가장 큰 애로사항은 증권사의 자금조달 채널이 너무 단순하다는 것"이라며 "증권사들의 수신기능을 허용해준다면 이로 인해 유입된 자금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세제 혜택이 있는 은행이나 보험 상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며 "자본시장에도 세제 혜택이 있는 상품 출시를 적극적으로 허용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