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집행위원회는 지난해 5월 화웨이와 ZTE에 대한 반덤핑 및 반보조금 조사를 시작했다.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중국 기업들이 EU 시장에 제품을 비정상적으로 싼값에 판매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합의로 중국 업체들의 유럽 시장 진출에 장애물이 없어지게 됐다. EU 역시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시장에서 유럽 업체들의 진출을 도울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세대 이통통신 장비 도입을 계획 중이다.
카렐 드 휴흐트 EU 통상집행위원은 “EU와 중국은 통신장비 문제를 해결했다”며 “EU는 중국을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EU 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U와 중국은 2012년부터 철강, 태양광 패널, 이동통신 장비 등을 둘러싸고 분쟁이 격화됐다. 하지만 EU는 지난 3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EU본부 방문을 앞두고 중국산 이동통신 장비 반덤핑 조사를 중단하고 중국 상무부도 같은 달 유럽산 와인에 대한 반덤핑·반보조금 조사를 중단해 양측이 화해 국면으로 전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휴흐트 위원과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은 이번 회의에서 무역 분쟁을 막기 위한 정례회의에도 합의했다.
합의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WSJ는 “이번 결정은 법적 강제성이 없다”며 “중국이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EU는 다시 보호무역 방안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