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2000억위안(약 326억달러)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도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저신용자에 대한 모기지(주택담보) 대출 규제를 대폭 풀기로 했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개 주요 은행 및 대형 금융회사에 대해 2000억위안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올해 중국이 목표로 설정한 7.5%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5대 국영은행에 5000억위안의 자금을 공급, 철도건설과 노후주택 개조 등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7.7% 성장한 중국은 올 들어 1분기 7.4%에서 2분기 7.5%로 소폭 반등했으나 최대 수출지역인 유럽연합(EU)의 경기침체로 3분기 성장률이 다시 7.4%로 떨어지는 등 연간 목표로 잡은 7.5%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쉬안장왕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중국의 경기가 둔화되고 있으며 하강 추세를 막기 위해 완화 조치를 취할 적기”라고 말했다.

미국도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저신용자가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대출 기준을 낮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방주택금융청(FHFA)과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 프레디맥이 구체적인 대출기준을 마련 중이며 합의가 임박했다고 WSJ는 전했다.

신문은 구체적으로 모기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신용기준을 낮추는 대신 국책 모기지업체가 은행들의 모기지 대출에 대해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또 은행들이 집을 살 때 대출 외에 자신의 돈으로 부담하는 다운페이(down payment·선지급금) 비율을 통상 5%에서 최소 3%까지 낮춰주도록 할 계획이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저소득층이 좀 더 자유롭게 모기지 대출을 받게 될 경우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