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리스 악몽…유로존 '휘청'
2011년 유럽 재정위기의 출발점이 된 그리스 금융시장이 다시 휘청이고 있다. 유럽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그리스 금융시장의 불안이 ‘제2 유럽 재정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현지시간) 그리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거래일 연속 폭등해 연 8.98%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연 9%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주만 해도 그리스 국채 금리는 연 6%대였다. 내년 초 그리스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이 승리, 그리스의 구제금융 졸업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그리스 주식과 채권을 투매하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그리스의 아테네종합지수는 전날 6%대 폭락에 이어 이날도 2.2% 하락해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리스 우려로 유럽 재정위기 때 그리스와 함께 취약국에 들어간 이탈리아와 스페인 증시는 장중 4%대 급락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독일 국채를 제외하고는 유럽 주요국 국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긴급 불끄기’에 나섰다. ECB는 이날 그리스 4대 은행이 ECB에서 돈을 빌릴 때 제공하는 담보 가치를 더 인정해주는 방식으로 추가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이 디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그림자에 휩싸인 상황에서 그리스 금융시장의 혼란은 ‘유로존 위기 2.0’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