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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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거듭하던 아시아 지역의 명품 매출이 주춤하면서 명품 브랜드들에 비상이 걸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에서 사치품 수요가 줄고 전 세계적으로 분쟁이 계속되면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멀버리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 떨어진 6470만파운드(약 1094억187만원)를 기록했다. 예상을 밑도는 실적에 멀버리 주가는 12.2% 하락했다. 버버리는 올 1분기에 12% 매출 증가율을 보였지만 2분기에는 8% 성장하는 데 그쳤다. 매출 기준으로 세계 최대 명품 업체인 프랑스의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역시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명품 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의 수요가 줄고 있어서다. FT는 “중국의 저성장과 반부패 움직임이 명품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명품 쇼핑 중심지인 홍콩에서 시위가 계속되는 것도 문제”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이 같은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국내 4대 백화점 중 3곳에서 전년보다 매출이 0.7~3% 줄었다. 특히 A백화점에서는 2012년 2.0% 감소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매출이 하락했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루이비통 가방은 지하철 안에서도 쉽게 발견돼 ‘3초백’으로 불리는 등 명품의 생명인 희소성이 퇴색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고 말했다.

루이비통의 하락세는 명품 인기의 척도 중 하나인 ‘짝퉁’ 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달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상표별 지식재산권 위반 밀수출입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짝퉁 루이비통’ 적발금액은 2009년 1554억원이었으나 지난해 5분의 1 수준인 31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강영연/김선주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