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에서 ‘소득 불평등’ 논란이 거세다. 논란은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가 지폈고, 이 논쟁은 한국에서도 뜨겁다. 지니계수, 로렌츠곡선, 10분위분배율은 사회적으로 부의 재분배가 얼마나 형평성 있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다. 그중 지니계수는 소득 분배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0에서 1 사이 값을 가지며,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가 고르다는 뜻이다. 이 수치가 1이면 완전 불평등을 의미한다.

그래프는 1990~2013년 한국의 지니계수 추이다. 1980년부터 1990년대 초까지 소득불평등 정도가 축소됐다가 1990년 이후 확대되는 추세다. 오랜 기간 지속된 저성장과 외환위기 이후 심해진 소득계층 분화,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인 빈곤층의 증가 등이 소득 불평등 심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니계수는 2009년 0.314로 정점을 찍은 뒤 2011년 0.311, 2012년 0.307로 점차 낮아졌다. 2013년은 0.302로 2006년 이후 최저다. 이 수치만 보면 한국은 주요 선진국보다 소득 분포가 상대적으로 균등하다. 현 지니계수는 표본가구를 설문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표본가구 규모가 작은 데다 응답률 또한 낮아 정확한 현실 반영에는 한계가 있다. 통계청은 한국형 지니계수를 내년까지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경제상황의 올바른 판단에는 정확한 통계지표가 필수다. 현실성 있는 한국형 지니계수를 기대한다.

손정희 연구원 jhs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