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상금왕·올해의 선수 등 막판 뒤집기 나서
박인비가 신혼여행까지 포기하며 대회 출전을 강행하는 것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의 치열한 타이틀 경쟁 때문이다. 박인비와 루이스는 현재 주요 기록 및 타이틀 부문에서 1, 2위를 달리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막판 대역전 노리는 박인비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루이스는 현재 랭킹 포인트 11.03점이고 박인비는 10.89점이다. 둘의 포인트 차이는 고작 0.14점에 불과하다. 박인비가 이번주 좋은 성적을 내면 지난 6월1일 내줬던 ‘골프 여제’의 자리를 20주 만에 되찾게 된다.
상금왕 경쟁도 막판 뜨거워지고 있다. 1위 루이스가 230만588달러, 2위 박인비는 173만1745달러다. 둘의 상금 차이는 56만8843달러다. 현재 남은 6개 대회 중 4개 대회의 우승상금이 각각 30만달러를 넘는다. 최종전인 CME그룹투어챔피언십은 50만달러로 책정돼 얼마든지 역전할 수 있다. 박인비는 상금왕 3연패에 도전 중이다.
올해의 선수상도 1위 루이스가 217점, 2위 박인비 180점으로 37점 차다. 우승하면 30점을 획득하기 때문에 아직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평균타수상(베어트로피)은 루이스가 69.41타로 1위, 미셸 위가 69.71타로 2위, 박인비가 69.75타로 3위다.
○‘여자판 페덱스컵’ 챔피언 경쟁
미 LPGA투어는 PGA투어의 페덱스컵을 본떠 올해부터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을 플레이오프처럼 치른다. 이를 위해 시즌 내내 ‘레이스 투 더 CME글로브’라는 이름으로 대회 때마다 포인트를 부여해왔다. 대회 우승자에게 500점(메이저대회 625점)을 주는 등 등수별로 차등화했다.
투어챔피언십에는 포인트 상위 72명이 나간다. 이 대회 직전 포인트를 재조정(리셋)해 1위는 5000점, 2위는 4500점을 받아 마지막 대회에서 챔피언을 가린다. 우승자에게는 대회 상금과 별도로 100만달러의 보너스가 주어진다. 현재 루이스는 4483점으로 1위, 박인비는 3277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첫해 수상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 대회 기피하는 루이스
루이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하나·외환챔피언십에 나오지 않는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꾸준히 출전했으나 2년째 한국행을 꺼리고 있다. ‘아시안 스윙’은 초청대회로 주최측이 경비를 모두 부담하고 커트 탈락 없이 진행돼 나오기만 하면 꼴찌를 해도 4000달러 상당의 상금을 받는다. 그래서 톱랭커들은 여행 삼아 가족들과 함께 아시아 대회에 참가한다.
하지만 루이스는 아무런 이유 없이 한국 대회를 외면하고 있다. 루이스는 이번주와 다음주 대회를 건너뛰고 대만과 일본 대회에 출전한다. 각종 타이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루이스가 중요한 시기에 2개 대회에 불참하는 것은 박인비에게는 대역전의 기회다.
박인비는 그러나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미셸 위(미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폴라 크리머(미국), 펑산산(중국) 등 강호와 김효주(19·롯데), 장하나(22·비씨카드) 등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춘 국내파의 거센 도전을 넘어서야 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