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대비’ ‘연금 재테크’ 같은 말을 들으면 한숨부터 내쉬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공적·사적 연금으로 재테크 겸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주택대출이다, 사업자금대출이다 해서 막아야 할 이자가 많다 보니 여력이 없는 거지요.” 대개 이런 식의 대꾸가 일반적이다. 한술 더 떠 “직장생활 길게 해봐야 10년도 채 안 남았는데, 지금 연금상품 가입해서 무슨 대단한 혜택을 받겠습니까”라는 얘기까지.

다시 질문을 던진다. “지금의 45~59세 연령층은 앞으로 70대까지 일할 것이란 통계청 발표도 있었는데….” 경제활동 연령대가 지금보다 상당폭 높아질 거니, 지금이라도 퇴직연금이나 개인저축연금계좌 등 사적 연금을 통해 돈을 잘 굴려야 한다는 조언인 셈이다. 남은 경제활동 기간이 20년까지 예상해볼 수 있는 나이라면 복리효과를 남의 얘기로 볼 부분이 아니다. 그제야 “무엇부터 알아봐야 하나요. 워낙 상품도 많고 세금 혜택도 다르고 복잡하던데….”

이 정도 반응까지 나오면 다행이다. 은행 증권 보험사 지점을 찾는 발품을 팔고, 인터넷도 검색하고, 작은 금액이라도 연금을 들려는 사람일 테니 말이다.

마침 정부도 사적 연금 활성화를 위한 세제 혜택이나 지원책을 쏟아놓고 있다. 내년부터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저축에 대한 세액공제 기준 금액이 700만원까지 현행보다 300만원 늘어나는 게 대표적이다. 과세이연 등 기존 제도적 장치들도 간단하게 볼 부분은 아니다. 비과세, 세액공제, 과세이연 등에 따라 재테크 입장에서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어서다. 예를 들어 개인연금저축계좌는 해외 주식형 및 채권형 펀드에 주로 투자해야 세금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연금을 뜻하는 펜션(pension)이란 말은 유럽의 경치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숙소에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부부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그 의미가 숙소로까지 확장됐다고 한다. 지금 소액이라도 연금 재테크에 나서야 그런 여유를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장규호 증권부 차장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