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트리밍 라디오 음악 서비스 ‘밀크’의 유료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음악을 제공하는 것이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등 반발하자 유·무료 혼합 서비스 방식을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3일 “업계 관계자들의 다양한 요청을 반영해 광고 기반 서비스, 유료 서비스 등의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며 “지금의 무료 서비스와 함께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저협은 이날 “지난 11일자로 (밀크에 음원을 공급하는) 소리바다 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도 “밀크와 계약을 체결한 소리바다에 음악저작물이용 계약 해지를 통보한 이후부터 협회의 정상적인 이용 허락 없이 밀크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다만 협회는 “밀크라는 새로운 음악서비스 채널이 없어지기보다는 많은 이용자들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합법적인 통로가 만들어지길 바란다”며 “밀크에 대해 즉각적인 사법조치를 취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윤명섭 음저협 회장은 “온라인 음악 시장이 스트리밍 라디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이 음악을 무료로 서비스하는 것은 음악업계가 10년에 걸쳐 만든 유료 음악 시장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밀크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가 스트리밍 라디오 방식으로 360만곡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소리바다에 이용료를 내고 음원을 제공받아 서비스해 왔다. 음원을 유료로 사서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무료로 서비스하는 형태다.

그러나 음저협은 삼성전자가 최종 이용자로부터 이용료를 받아 소리바다에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 방식이 자칫 이용자들에게 ‘음악=무료’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삼성전자와 소리바다는 “소리바다가 삼성전자로부터 이용료를 받아 음저협에 내기 때문에 계약 위반이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