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주물 부품 핵심 기술을 중국 경쟁업체에 빼돌린 국내 대기업 연구소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0일 국내 대기업 핵심 기술 자료를 중국 경쟁업체에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 기업 중국법인 기술연구소장 박모씨(53)를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박씨는 대기업 산하 자동차 주물부품 생산업체 기술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자동차 부품 설계도면’ ‘신개발 자동차 부품 주조 핵심 기술’ 등 파일 형태의 자료 1302건을 휴대폰에 저장한 뒤 인터넷 채팅방을 통해 중국 동종 경쟁업체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1998년부터 중국에서 근무한 박씨는 지난해 11월 중국 경쟁업체인 모 주조기계 유한공사로부터 대표이사 직책, 고액 연봉, 제품 생산 시 수익금 가운데 일부를 받는 등의 조건으로 이직을 제의받고 기술을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로부터 기술을 넘겨받은 중국 업체는 12월 생산설비를 모두 갖추고 시험가동에 들어갔지만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5월 중국 경쟁업체가 국내 대기업과 동일한 제품설비를 구축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퇴사 절차를 밝기 위해 귀국한 박씨를 지난달 20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기술 유출로 인한 국내 업체 측 피해 금액은 3500억원 상당으로 추산되며 이는 피해업체의 향후 5년 매출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박씨를 상대로 정확한 유출 자료와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

한편 피해업체는 국내 대기업 모 전자업체 산하 자동차 주물 부품 생산업체로 1995년 중국 허베이성에 설립한 자본금 900만달러의 유한회사다.

창원=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