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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 엄마가 알아야 할 입시 ③] "강남 엄마 말고 '왕따 엄마' 돼라", 김미연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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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교육의 정석' 저자 김미연 애널리스트
    / 진연수 기자
    / 진연수 기자
    “아이 입시엔 엄마 정보력이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맞는 얘기 같죠. 그런데 이거 아세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엄마의 ‘잘못된’ 정보력이에요. 차라리 왕따 엄마가 되세요. ‘강남 엄마’ 될 필요 없어요. 아이를 소신껏 키우려면 객관적 정보를 정확히 알고 준비하면 됩니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사진)의 거침없는 조언이다. 입시 경쟁과 고액 사교육에 고민하던 차에 솔깃한 얘기다. ‘왕따 엄마’를 권하는 자신감의 근거는 뭘까.

    김 연구위원은 “입시 준비라 하면 ‘애를 달달 볶는 것’이라 치부하곤 하는데 잘못된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녀는 “부모가 아이 성향을 파악해 거기에 맞춰 학교를 보내야 진로·취업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며 “아이를 입시 경쟁에 내몰기 싫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모든 걸 다 해줄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자녀의 ‘필살기’를 찾아주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도 워킹맘인 김 연구위원이 학부모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이렇다.

    "자녀 입시 준비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버려라.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도 없다. 생각처럼 어렵지 않으니까. 아이의 적성과 장점을 파악해라. 거기에 맞는 입시 전형과 학교를 전략적으로 대비하자. 오픈된 입시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 입시 경쟁이 싫다? 그렇다면 아이가 입시를 거치지 않고도 사회에 나가 통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뭔지 함께 고민하라."

    여기서 궁금증 하나. 직함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여의도 증권가 애널리스트다. 그런데 주식 투자자보다 학부모에게 더 이름이 알려졌다.

    모든 것은 하나의 보고서에서 시작됐다. 그가 2011년 ‘교육의 정석’이란 제목을 붙여 낸 투자자 대상 보고서가 주목받았다. 내용이 알차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보고서를 구해 달라는 요청이 쏟아졌다. 김 위원은 매년 개정판을 회사 홈페이지에 업로드했다. 이 보고서는 매년 2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할 만큼 호응이 뜨거웠다.

    그녀가 첫 보고서를 쓰게 된 계기는 잘못된 입시정보 때문이었다. 엄마 입장으로 참석한 학원 입시설명회에서 엉터리 정보가 사실인 것처럼 얘기되고, 그곳에 있던 엄마들이 무분별하게 받아 적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애널리스트 특유의 통계 분석에 엄마들 눈높이에 맞춰 교육 문제를 쉽게 풀어낸 것이 먹혔다. ‘교육의 정석’은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올 7월 책으로 정식 출간됐다.

    김 연구위원은 “흔히들 강남에서 고액 컨설팅을 받아야 고급 정보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며 “부모가 조금만 노력하면 알아내고 활용할 수 있는 공개된 입시 정보가 많다. 사실 ‘교육의 정석’에 나오는 통계와 자료는 전부 오픈된 정보들”이라고 설명했다.
    / 한경 DB
    / 한경 DB
    ◆ 잘못된 정보 받아적는 엄마들, 이건 아니다

    - ‘교육의 정석’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애널리스트니까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주가였다. 당시 사교육 업체 주가가 크게 빠졌다. 정부가 대입 수시모집 강화, 수능 EBS 연계 출제 등을 내세웠다. 설마 우리나라 사교육을 잡겠느냐 했는데 실제로 수능 전문업체 주가가 확 내려갔다. 그래서 분석을 해봤다. 투자자들 대상으로 낸 보고서가 ‘교육의 정석’ 시작이 됐다.”

    - 투자 보고서로는 이색적인데.

    “애널리스트도 통계만 분석해 보고서를 쓰는 건 아니다. 일종의 취재를 한다. 취재차 학원 주최 입시설명회에 간 적 있다. 그런데 주최 측 입장이 반영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수능 중심 학원은 정시모집, 내신 중심 학원은 학생부 위주 전형 위주로 설명한다. 그런데 그 자리에 온 엄마들은 잘못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받아 적고 있더라. ‘이건 아니다,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야겠다’ 싶었다. 책 내용을 보면 사실 주식 부분만 뺀 거지, 보고서 내용이다.”

    - 개정판에선 어떤 점이 보강됐나.

    “지난 2011년 처음 보고서를 썼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매년 개정판을 쓰게 될 줄 몰랐다. 일반고·특목고·자사고에서 각각 대학 가는 법(대입편), 대입 전형까지 염두에 두고 유형별 고교 선택과 대비법(중·고입편) 등의 내용을 다뤘다. 이번 개정판에는 ‘체대 입시 방법’을 추가했다. 보통 생각하는 문과·이과 말고 다른 길을 고민하는 학생과 부모들도 있다. 반응이 좋다.”

    - 특별히 체대 입시를 다룬 이유가 있다면.

    “꼭 명문대 나와 대기업 들어가는 게 인생의 답일까? 부모들도 이런 염증을 느낀다. 아이가 체육을 잘하고 좋아해도 부모는 반대한다. 전국 대회 입상 수준은 돼야 특기자로 대학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물론 모든 아이가 '박지성'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길만 있는 게 아니다. 경영을 함께 전공해 스포츠 에이전시에 들어갈 수도 있고.”

    ◆ "게임 중독자로 살래? 게임 개발자 될래?"

    / 진연수 기자
    / 진연수 기자
    - 입시 준비는 언제부터 해야 하나.

    “고교 입시가 대입을 결정한다. 부모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자녀 입시 준비를 애들을 달달 볶는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다. ‘대입을 위해 고입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면 극성맞다고 하는데, 큰 방향은 정해놔야 한다.”

    - 일찌감치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취업 문제로 귀결돼서 그렇다. 우리나라가 중졸·고졸이어도 대졸에 비해 불이익을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구조라면 입시에 신경 안 써도 된다. 나라 전체가 열린 채용을 하거나 가업 승계로도 생계유지가 되거나. 그런데 현실이 그렇지 않다. 만약 부모가 자녀를 입시 경쟁에 내몰기 싫다면, 구조만 탓할 게 아니라 그것도 입시 준비 못지않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거다.”

    -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입시 경쟁 싫어서 아이를 대안학교 보낸 부모들 생각보다 많다. 대안학교 가서 졸업하는 것까지는 좋다. 그런데 사회에 나오려니 취업이 만만찮다. 지금까지 입시를 피하기 위해 대안학교 보냈는데, 대학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거다. 어쩔 수 없이 ‘입시 준비해라’ 하면 아이는 ‘저한테 왜 이러세요?’ 이렇게 된다.

    입시가 싫다면 아이의 필살기를 찾아줘야 한다. 알아서 적성을 찾으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 아이들 보면 꿈이 없는 게 아니다. 거기에 합당한 직업을 잘 모르는 거다. 부모가 이런 노력을 해야 한다. 아이가 패션을 좋아하면 패션쇼에 함께 가고, 패션 디자이너나 상품기획자(MD) 같은 직업들도 알아보고… 그런 노력 없이 ‘입시는 노(NO)’ 이러면 곤란하다.”

    - 아이의 적성과 진로를 찾으란 얘기로 들린다.

    “애널리스트가 재무제표만 보는 것 같지만 안 그렇다. 예를 들어 게임 분야 애널리스트는 좋아하는 신작 게임 밤 새워 한 다음 분석해 보고서를 쓴다. 한 끗 차이다. ‘게임 중독자로 살래? 게임 애널리스트, 게임 개발자 될래?’ 이렇게 얘기해 보자. 아이가 변한다.”

    ◆ 성적만 보고 특목고·자사고 보내지 마라

    - 다시 돌아와서, 입시 준비를 할 때 중요 포인트는 뭘까.

    “가장 먼저 애를 봐야 한다. 아이 성향에 맞춰 고교 보내고 대학에 진학해야 결과도 좋고 행복하다. 부모가 다른 걸 먼저 보면 안 된다. 이런 거다. 요즘 취업 어렵다지? 그럼 이과가 답이네. 의대면 좋고, 공대에 가도 문과보다는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 취업이 쉬우니까.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아이를 끼워 맞추는 거다. 정작 아이는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게 수학인데.”

    - 부모가 예단하지 말자는 건가.

    “그런 경우 입시 상담에서 문과 성향이라고 얘기해준다. 하지만 아이 엄마는 ‘어려서 그렇다. 과외시키면 된다’고 한다. 입시도 정해놨다. ‘의대 보낼 생각이다. 그러면 자사고 보내야겠다’. 그런데 그 길이 아니다. 아이의 성향을 파악해야 대입 전형에 맞는 학교가 세팅된다.”

    - 사실 특목고·자사고 합격하면 일단 보내자는 분위기다.

    “부모가 고민을 안 해서 그렇다. 자사고 들어간 A가 있다. A는 공부가 스트레스가 아니다. 학교에서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체육활동이 스트레스다. 결국 자퇴하고 과학고에 입학해 학교생활 잘하고 있다. 공부를 잘하는 B는 자사고 면접에서 ‘별다른 꿈이 없다’고 말했다. 당연히 떨어졌다. 지금은 일반고에 진학해 전교 1등 하면서 학생부 전형 준비하고 있다.”

    - 고교도 적성 따라 맞춰 보내야겠다.

    “아이를 보면 어떤 대입 전형을 준비할지, 그러기 위해선 어느 유형의 고교를 갈지가 나온다. 부모들이 대부분 학생부종합전형(구 입학사정관전형)을 싫어한다. 자기가 학교 다닐 때 없던 전형이라 그렇다. 경험이 없으니까. 그런데 아이가 장래희망이 명확하고 비교과활동 충실히 하고 있다면 분명히 학생부종합전형이 유리하다. 부모가 이런 상관관계를 잘 이해해야 한다.”
    지난해 9월 열린 한경닷컴 명문고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 / 한경 DB
    지난해 9월 열린 한경닷컴 명문고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 / 한경 DB
    ◆ '오지선다형 대입'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 대입 전형이 너무 복잡해서 준비가 어렵지 않나.

    “아니다. 대입 전형이 3000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과장됐다. 각 대학 이름이 붙고 세부 전형방식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 그렇지, 실제로는 수시 △논술전형 △특기자전형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4가지 유형으로 정리된다. 정시까지 해서 5개 유형이다. 이 정도면 지레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 그렇다면 학부모가 가장 먼저 준비할 점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대입은 고교 간 뒤에 생각하자’는 게 문제다. 앞서도 말했지만 아이한테 맞는 대입 전형을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 고교를 가야 편하다. 예를 들어 아이가 고교 내신 위주의 학생부교과전형에 적합하다면 강남 학군으로 이사 갈 게 아니다. 특목고·자사고보다는 전략적으로 일반고를 선택할 필요도 있다.”

    - 강남 재수생이 많다는 기사를 뜯어봐야겠다.

    “강남에선 내신보다 수능 위주인 정시 비중이 높은 편이다. 강남 학군이니 좋을 것이다? 천만에. 우리 애가 어느 대입 전형에 속하는지 먼저 파악해서 강남으로 갈지, 거기서 나올지를 판단해야 한다. 다음은 해당 전형에 적합한 고교가 어디인지, 그 다음은 어떻게 입시 준비할지 알아보는 것이다. 고교에 가서 대입을 생각한다면 아이와 안 맞는 고교에 진학할 수도 있다.”

    - 노력하라, 생각보다 어렵지 않으니까. 이렇게 정리된다.

    “요즘은 부모들이 대학 가던 때의 배치표 시대는 끝났다. 대입 수시 비중이 워낙 높아서 그렇다. 주로 엄마들이 좋아하는 전형이 수능 위주인 정시와 수시 논술전형이다. 돈 들인 대로 성과가 보이니까. 여기서 좀 더 들어가서 수시 알아본다고 하면 ‘아, 머리야’ 하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크게 보면 정시까지 5개 유형이니 충분히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다.”

    ◆ 노력하는 '왕따 엄마' 되세요

    / 진연수 기자
    / 진연수 기자
    - 보통 학부모가 고급 정보를 알 수 있을까.

    “고급 정보는 돈 줘야 알 수 있지 않느냐. 이게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다. 강남 가서 고액 컨설팅을 받아야 자료나 정보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혀 아니다. ‘교육의 정석’에 들어간 모든 자료들이 공개된 정보들이다.”

    - 그래도 소위 ‘강남 엄마’ 커뮤니티와 정보력이 세지 않나.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엄마의 잘못된 정보력이다. 차라리 ‘왕따 엄마’가 되라고 권한다. 엄마들 문제가 내 아이 말고 자꾸 옆집 애를 보는 거다. 나만 잘못된 선택 한 게 아닌지 불안하니까. ‘카더라’ 말고 정확한 정보를 알아봐서 소신껏 내 아이 보고 키우면 된다. 교육부 자료도 있고, 대입전형도 각 학교 홈페이지에 모두 오픈돼 있다.

    강남 엄마, 이너 써클이 유효한 건 학력고사, 수능 같은 배치표 시대였다. 그땐 위력이 있었다. 그 안에서 족집게 명강사 정보나 한 가지 방식의 대입 성공담을 공유했다. 지금은 아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포스텍(포항공대) 같은 곳은 100% 수시로 선발한다. 왜 왕따 엄마가 되라고 했느냐? 수시는 자기 아이에게 맞는 걸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에 필요한 정보는 강남 엄마에게만 주는 게 아니라 항상 공개돼 있어 노력만 하면 닿을 수 있다.”

    - 문·이과 통합 등 계속 정책이 바뀌는데.

    “큰 방향을 보면 통합형·융복합 인재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대학도 거기 맞춰 뽑겠다는 것이고. 결국 입시 키워드가 ‘속도가 아닌 사고력’으로 바뀐다는 얘기다.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없애라, 그럼 논술이 남지 않느냐. 논술은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서류, 면접을 보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외부 스펙을 금지한다. 그러면 자기소개서가 남는다. 자소서도 ‘네 인생을 한 번 생각해봐’ 이거다. 선행학습 금지법도 속도를 제한하는 거니까, 관건은 사고력이다.”

    - 이제 선행학습이 중요한 게 아니다?

    “작년 서울대 의대 다중면접 문제가 ‘형이 사람을 죽였는데 신고할 것이냐’였다. 이건 선행학습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고력 갖춘 인재,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콘셉트로 가겠다는 거다. 부모들도 이런 변화를 명심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전집 세트 몇 개씩 읽게 하면서 아이의 다독(多讀)을 자랑하는데, 지금 필요한 건 하나라도 생각을 하면서 읽게 하는 거다.”
    지난해 11월 열린 한경닷컴 고교입시전략설명회에서 강연하는 김미연 애널리스트. / 한경 DB
    지난해 11월 열린 한경닷컴 고교입시전략설명회에서 강연하는 김미연 애널리스트. / 한경 DB
    ◆ 이제 부모가 아이에게 보여줄 때다

    - 부모도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

    “대입 전형 가운데 학생부종합전형이 늘어나고 있다. 이 전형은 동아리·체험활동 같은 비교과가 중요한데, 부모들은 또 사교육으로 해결하려고만 한다. 그렇게 가면 안 된다. 스펙이 아니라 아이 관점에서 어떻게 리터치 할 수 있을지, 부모가 자꾸 보여주는 게 있어야 한다.”

    - 구체적 사례를 든다면.

    “아이가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악기 연주를 한다. 엄마 입장에선 조급하다. 아이 진로는 경영학과 쪽이니 이게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필요한 스펙은 아니란 거다. 이렇게 팁을 드렸다. ‘플래시몹 아세요. 애한테 오케스트라 단원들 데리고 나가 운동장에서 플래시몹 해보게 하라’고. 얘가 눈이 반짝반짝 해져서 그렇게 한 다음 유튜브(동영상 사이트)에 올렸다.

    아이가 이걸 대입 자소서에 썼다. 스스로 오케스트라 활동 의미는 힐링이었는데 플래시몹 하면서 친구들, 선생님을 설득했다고. 학생회장 스펙 말고 이런 활동이 리더십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돈 들여 사교육 하는 대신 부모가 이런 방법을 제시하고 조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해 하는 아빠들도 많은데.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할아버지의 경제력이란 말이 정설처럼 굳어졌는데 절대 반대다. 고액 사교육에 과외 선생 붙일 테니 아빠는 돈이나 벌어오란 것 아니냐. 아빠가 할 일은 따로 있다. 회사생활 술 마시면서 쌓은 엄청난 인맥을 동원해 아이 인생의 직업군을 보여주는 거다. 애가 신문방송학과 가고 싶어 한다. PD, 작가, 아나운서 등 최대한 많이 만날 수 있게 해줘라. 그러면 아이의 인생 로드맵이 확실해지고 자소서에 쓰는 내용 자체가 달라진다.”
    / 한경 DB
    / 한경 DB
    ◆ 일반고도 '선택'해 보낼 수 있다면?

    - 자사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자사고나 특목고가 명문이고 일반고는 뒤쳐졌다, 이게 절대 공식은 아니다. 광주(광역시)가 그렇더라. 입시에 한정해 보면 핵심은 ‘그 학교가 명문대 수시에 대응할 능력이 있느냐’다. 특목고·자사고도 그 나름이다. 지금 폐지된다고 하는 8개 자사고를 보면 지역단위 선발이다. 큰 의미 없지 않나. 자사고가 위화감을 조성한다면 전국단위선발 자사고를 없애는 게 맞지 않을까. 정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전 국민이 나서서 일반고를 상향평준화 해야 한다.”

    - 일반고가 불리한 구조적 문제가 있지 않나.

    “지금 상황에서 학교에만 맡겨놓으면 안 될 것 같다. 정부가 나서 집중 양성하고 예산도 지원해야 한다. 어쨌든 ‘아이를 보내고 싶은 학교’로 만드는 게 관건이다. 일반고라 해서 차별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과학중점학교처럼 영어중점학교를 운영한다든지, 일반고 안에서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주면 부모들도 특목고·자사고만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다.”

    - 입시설명회 강사로도 많이 나서는데, 인상적 에피소드는 없나.

    “학생 스스로의 일인데 입시설명회에 왜 부모들만 오는지 모르겠다. 대구에서 열린 입시설명회에 갔을 때 남학생 2명이 맨 앞줄에 앉았더라. 물어보니 포항에서 온 고교생이었다.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은 친구들이었다. ‘여의도 와도 되냐’고 물어봐서 그러라고 했다. 학교 선생님에게 진로체험 학습 한다고 얘기하고 정말 왔더라. 보고 느끼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

    입시라는 게 아이를 닦달만 해서 보내거나, 적성에 안 맞는데 좋은 대학만 보내면 끝이 아니다. 입시 결과는 좋을 수 있지만 나중엔 불행하다. 여기 여의도에 있는 애널리스트 대부분이 명문대 고학력자들이다. 그런데 30대 후반에 귀농하거나 바리스타로 직업을 바꾸거나, 그런 분들 많이 봤다. 입시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인생 길게 보고 롱런하는 게 중요하다.”

    - 마지막으로 같은 엄마 입장에서 용기 주는 한 마디.

    “대입 전형을 알면 육아까지 편해진다. 엄마들이 ‘레고 조립 잘하는 아이는 수학에 재능 있다, 고로 과학고 보내자’ 이런 게 있다. 심지어 애가 레고 싫어하면 불안해한다. 잘 모르면 약점부터 보인다. 어학에 재능이 있는 아이를 관심도 없는 레고 조립 학원에 보내는 거다. 하나만 명심하자. 내 아이 강점을 알고 적합한 길을 알면 누가 어떤 얘기를 해도 흔들리지 않는다.”

    일반고 대안을 찾습니다

    다음 화에선 일반고 살리기 방안을 고민해 본다. 정부의 일반고 대책과 그 실효성, 일선 학교의 노력 등을 취재 중이다. 그간 독자들이 질문한 혁신학교, 자공고(자율형공립고) 내용도 함께 다룰 예정이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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