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파는 외국인은 영국인
유럽계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급속도로 이탈하고 있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국내 주식을 보유 중인 영국은 달러 강세가 본격화된 최근 두 달 연속 최대 순매도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9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순매도 상위 3개국을 모두 유럽지역 국가가 차지했다. 영국은 지난달 1조7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전월(4401억원)보다 매도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렸다. 독일과 노르웨이는 각각 3664억원, 2848억원을 순매도하며 그 뒤를 이었다.

영국은 9월 말 기준 35조3700억원 상당의 국내 주식을 보유 중이다. 전체 외국인 보유주식의 8.1% 규모로 39.2%의 미국(1714조2200억원)에 이어 최대 수준이다. 그러나 영국은 연초 대비 국내 주식의 보유 규모를 16.7%나 줄이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을 주도하고 있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탓에 유럽과 미국 쪽 자금이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옮겨 가거나 유입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이런 자금 이탈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본은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한 공적연금펀드(GPIF)의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달 9360억원 상당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GPIF는 주식비중을 높이는 투자전략에 따라 5~8월 2조2665억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며 단숨에 가장 큰 외국인 매수 세력으로 떠올랐다. 미국은 7월(1조4351억원)과 8월(7927억원) 두 달 연속 최대 순매수국이었지만, 지난달 들어서는 7902억원을 사들이면서 매수량을 점차 줄이는 추세다.

9월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 중인 상장주식 규모는 전월 말 대비 18조1170억원 감소한 437조7670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32.1%에 달한다. 이 중 유럽 국가는 전월 말 대비 7조1000억원이 빠져나간 127조3000억원어치를 보유 중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