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행사장에서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국내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최근에 국내 투자를 결정한 삼성과 에쓰오일의 CEO에게 직간접적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제2롯데월드를 짓고 있는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에겐 격려의 말을 했다.

축사를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오면서 박 대통령은 일반 참석자들과 섞여 맨 앞줄에 서 있던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사장을 발견했다. 자리로 돌아온 박 대통령은 옆자리에 있는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에게 “저 분이 에쓰오일 사장 맞지요”라고 물은 뒤 “다시 만나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에쓰오일이 한국에 많이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도 한국에 투자한 기업을 잘 모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의 화두인 한국 경제 부흥을 위해서라도 외국 기업의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박 대통령은 축하떡 커팅 후 여야 대표들과 환담하는 가운데 마하셔 사장과 눈이 마주치자 반갑게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신 회장과는 잠실 제2롯데월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박 대통령과 함께 있던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 회장에게 “제2롯데월드 건립이 상당히 진척됐다”고 덕담을 건넸고 김 사장이 “롯데가 짓는 건물이지만 완공되면 대한민국 건물이 아니겠느냐”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그렇죠”라고 화답하고 “축하한다. 건립이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이에 신 회장은 “성원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밝은 웃음을 보였다.

이후 박 대통령은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에 15조60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라인을 건설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강 부회장에게 “고맙다. 정말 잘 결정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보인 마하셔 사장을 처음 만난 건 작년 4월.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첫 외국인 투자 간담회에서 마하셔 사장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고 싶어도 공장을 지을 부지가 없다”고 호소했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에쓰오일의 숙원을 해결해줬다. 석유공사 울산 석유비축기지의 지상 탱크를 지하화하고 그 터를 에쓰오일에 팔아 공장 터를 마련해준 것이다. 마하셔 사장은 지난 1월 외국인 투자기업인 오찬 간담회에서 다시 박 대통령을 만나 울산공장 문제를 해결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에쓰오일은 2017년까지 울산 온산공단에 5조원을 투자해 고도화시설 등을 지은 뒤 3조원을 추가로 투입해 제2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행사가 끝난 뒤 박 대통령의 뜻을 전해 들은 마하셔 사장은 “외국 기업을 동반자로 중시해주신 데 감사한다”며 “계획된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해 경제활성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