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3일 신라호텔에서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이상운 효성 부회장 등을 연이어 만나 투자 확대를 당부했다. 왼쪽 사진은 효성 조현준 사장(왼쪽부터), 이상운 부회장, 응우옌푸쫑 서기장, 조현상 부사장. 오른쪽 사진은 손경식 CJ 회장(왼쪽), 응우옌푸쫑 서기장. 효성, CJ 제공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3일 신라호텔에서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이상운 효성 부회장 등을 연이어 만나 투자 확대를 당부했다. 왼쪽 사진은 효성 조현준 사장(왼쪽부터), 이상운 부회장, 응우옌푸쫑 서기장, 조현상 부사장. 오른쪽 사진은 손경식 CJ 회장(왼쪽), 응우옌푸쫑 서기장. 효성, CJ 제공
[현장에서] 3박4일 訪韓 내내 한국 기업인 손잡은 베트남 서기장
지난 1일 오후 5시20분께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찾은 베트남 최고지도자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의 영접을 받을 때는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배웅을 받으며 사옥을 떠날 때도 응우옌푸쫑 서기장은 내내 밝은 얼굴이었다.

응우옌푸쫑 서기장은 3박4일 방한 일정의 상당 부분을 한국 기업과의 비즈니스 면담에 할애하는 파격 행보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첫 번째 방한 일정이었던 삼성전자 본사 방문도 응우옌푸쫑 서기장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본사부터 찾아간 응우옌푸쫑 서기장은 이 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와 1시간 동안 면담하며 투자 확대 등을 요청했다.

응우옌푸쫑 서기장이 이 부회장을 만난 표면적 이유는 삼성이 남부 호찌민에 조성하는 소비자가전 복합단지 설립 승인서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보다는 베트남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삼성에 고마움의 뜻을 전하고 향후 협력 확대를 당부하기 위해서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응우옌푸쫑 서기장은 삼성 본사 방문에 이어 저녁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로 이동해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과 만났다. 경남기업은 1967년 베트남에 진출해 수도 하노이를 상징하는 건물인 ‘랜드마크72’를 포함 약 16억달러 규모의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한 기업이다. 응우옌푸쫑 서기장은 성 회장과의 면담에서도 “상호간 협력관계를 지속하자”고 말했다.

이튿날인 2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베트남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 응우옌푸쫑 서기장은 3일 다시금 한국 기업에 대한 애정 공세를 폈다.

이날 신라호텔에서 효성 이상운 부회장과 조현준 사장, 조현상 부사장 등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손경식 CJ 회장과도 같은 장소에서 회동했다. 응우옌푸쫑 서기장은 효성과 CJ 측에 지속 투자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들과 신뢰가 두터운 응우옌푸쫑 서기장은 강한 비즈니스 마인드로 베트남 경제발전을 이끌고 있다. 그는 베트남 국회의장 시절인 2008년에 대규모 기업 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해 투자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이 베트남에 휴대폰 생산공장을 지은 것도 그때다.

응우옌푸쫑 서기장은 3박4일간의 방한을 마치고 4일 오전 출국한다. 재계 관계자는 “응우옌푸쫑 서기장에게 한국 기업이 든든한 지원군이지만, 베트남 투자를 늘리고 있는 한국 기업으로서도 응우옌푸쫑 서기장은 든든한 우군”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산업부 기자 jeong@hankyung.com